“기존 재난영화를 탈피하려고 했다.”
이상근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외유내강・필름케이)의 제작보고회에서 “탈출하는 것에 치중하기보다 그 안에서 사건을 해결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 재난영화지만 코믹적인 요소를 상당 부분 가미해 색다른 재난물로 탄생했다는 감독의 설명이다.
이상근 감독은 이날 기존의 재난영화들과의 차이점에 대해 “보통 (재난영화에선)재난을 주는 게 어떤 것인지 설명하는데 저는 (시나리오를 쓸 때)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다”며 “뿌연 안개 속에서 젊은 청년들이 방독면을 쓰고 튀어나오는 모습이 먼저 생각났다. 현실에서도 가져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상황이랄까. 현재 청년들의 모습과도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재난영화의 구조를 탈피했다는 이 감독은 “방법적인 재미를 추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난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머 코드를 결합해 장르적으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담았다고 한다.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2008), ’아버지와 마리와 나’(2008)의 연출부였던 이 감독은 ‘엑시트'를 통해 상업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연기파 배우 조정석은 ‘엑시트’에서 무직자 용남 캐릭터를 맡았다. 그는 대학 시절 왕성한 산악부 활동 덕에 자타공인 에이스로 통했지만, 졸업 후 취업에 실패하면서 집안에서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조정석은 출연을 결정한 과정에 대해 “‘엑시트’의 시나리오를 읽고 ‘완전 재밌는데? 이거다’는 생각을 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의 영화”라며 “영화가 굉장히 유쾌하고 재미있다. 시나리오 자체가 저를 매료시켰다. 무엇보다 제가 액션물을 좋아해서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이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어떤 감독님이 쓰신 건지 너무 궁금했다.(웃음) 그래서 바로 감독님을 만났다”고 전했다.
조정석은 “제가 재수, 삼수를 해봐서 용남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갔다. 물론 납뜩이를 할 때도 공감을 많이 했었지만 이번에 특히 더 공감이 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용주 감독의 영화 '건축학 개론'(2012) 속 납뜩이 캐릭터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이 작품부터 높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용남이 정말 순수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백수로서 집안에 도움은 안 되나, 가족의 생명을 지켜내려는 모습에 반했다. 용감하게 보였다”면서 “아까 말한 대로 제가 재수, 삼수했을 때 생각이 났는데 ‘난 할 수 있어’라는 마음가짐이 되게 중요했다. 제가 용남을 준비하면서 그런 생각들을 마음속으로 되새겼다. 그래서 시나리오에 더 끌렸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매번 새로운 조정석의 코믹 연기를 바탕으로, 오랜 실내 클라이밍 훈련 끝에 탄생한 액션까지 용남 캐릭터를 만든 조정석이 발군의 연기를 펼쳤다.
의주 역의 윤아도 “저도 ‘엑시트’의 시나리오를 보고, 재난영화라고 해서 무겁거나 진지할 줄 알았는데, 중간중간 유쾌한 매력이 많았다”면서 “의주 캐릭터가 그간의 제가 보여준 캐릭터보다 능동적이고 책임감 강한 모습이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았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의주는 대학시절 산악부 활동을 하며 길러온 탄탄한 체력을 바탕으로 연회장 행사를 도맡는 인물이다. 코믹 연기부터 재난 발생 이후 책임감 있는 면모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그러면서 윤아는 “영화 ‘공조’ 이후 오랜만에 영화고 제 첫 주연 영화다. 기대된다. 저도 아직 못 봤는데 관객들의 어떤 반응이 있을지 궁금하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윤아는 조정석에 대해 “그간 만났던 파트너 중 최고였다. 주변에서 조정석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었다. 현장에서도 도움을 많이 주셔서 감사했다”는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의주 캐릭터와 제가 80%정도 비슷하다. 제가 의주에게 닮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주변에서 ‘털털하다’ ‘솔직하다’는 얘기를 해주신다. 그런 점에서 의주와 비슷한 듯하다”고 전했다. 조정석은 윤아에 대해 “소녀시대 중 윤아를 가장 좋아했었다. 제가 처음에 생각한 윤아의 이미지는 요조숙녀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근데 제가 실제로 만나고 알아가보니 시원시원하고 걸크러시 같은 면이 많다. 좋은 양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조정석과 윤아, 그리고 연출을 맡은 이상근 감독이 참석했다. 개봉은 7월 31일./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