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길해연이 남다른 연기 클래스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봄밤'에서는 형선(길해연 분)이 큰딸 서인(임성언 분)의 이혼 결심 사유가 가정 폭력임을 알고 분개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그동안 형선은 가부장적인 남편 태학(송승환 분) 때문에 딸들이 반기를 들 때마다 힘들어하면서도 그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현실적인 아내 그리고 엄마로서 고생했다.
이 가운데 이날 방송에서는 서인의 이혼 선언에 놀란 것도 잠시, 설득하는 데 나선 형선이 딸이 가정 폭력을 당해 왔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의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증거로 남겨둔 상처 가득한 딸의 사진을 보고 말을 잊지 못하더니 "넌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난 엄마라 뭐든 해야 엄마인 거야"라고 말하며 울컥한 모습은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과 딸에 대한 안쓰러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열연으로 찬사를 불러일으켰다.
그런가 하면 형선이 사위 시훈(이무생 분)의 병원을 찾아가 다짜고짜 따귀를 때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당황하는 시훈의 따귀 한 대를 더 때리고는 핸드폰을 내밀며 신고하라며 등을 떠밀었는데, 차분함 속에 느껴지는 분노가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더불어 집으로 돌아가 임신한 딸을 위해 요리를 하다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에서는 복잡한 심경을 고스란히 표현해 눈물샘을 자극시켰다.
이렇게 길해연은 딸의 아픔을 맞닥뜨린 엄마의 분노와 사위를 향한 사이다 응징까지 깊이 있는 연기 내공으로 완벽하게 극을 완성해내며 활약했다. 특히 엄마이기 때문에 절제한 분노와 슬픔은 보는 이들까지 그 감정에 푹 빠져들게 만들며 많은 공감을 일으켰다.
길해연은 형선이라는 캐릭터의 고민과 슬픔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더욱 입체적으로 구축해내며 '봄밤'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임을 입증했다.
'봄밤'은 매주 수, 목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