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은 숫자에 불과할 뿐. OCN ‘구해줘2’가 웰메이드 장르물이라는 점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 ‘구해줘2’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안방을 떠난 이유다.
지난 5월 8일 첫 방송된 ‘구해줘2’는 궁지에 몰린 마을을 구원한 헛된 믿음, 그 믿음에 대적하는 미친 꼴통의 나 홀로 구원기를 그렸다. 사기꾼 최경석(천호진 분)에게 넘어간 월추리 마을 사람들을 구하려는 김민철(엄태구 분)과 맹목적인 믿음에 빠진 성철우 목사(김영민 분)를 중심으로 벌어진 욕망과 갈등이 포인트.
2017년 하반기에 전파를 탄 ‘구해줘’ 시즌1의 프리퀄이다. ‘구해줘’ 시즌1이 특정 사이비 종교에 포섭된 마을을 주로 다뤘다면 ‘구해줘2’는 종교를 이용해 평화롭게 사는 사람들의 약점을 낚시질하는 과정을 사기꾼과 미쳐버린 목사를 통해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1.4%의 시청률로 시작한 ‘구해줘2’는 27일 마지막 회에서 평균 시청률 3.6%까지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뒤늦게 입소문 탄 웰메이드 작품이라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큰 상태. 하지만 박수 칠 때 떠난 ‘구해줘2’라 오래도록 회자될 전망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8할이었다. 엄태구는 첫 주연작인데도 폭주하는 미친 꼴통 ‘안티 히어로’ 김민철로 완벽하게 분했다. 그가 뿜어내는 연기 에너지에 시청자들은 그저 눈호강을 즐겼다. 엔딩까지 더할 나위 없이 멋지게 작품을 이끌며 믿고 보는 주연배우 타이틀을 확고히했다.
시즌1 때 조성하가 소름 돋는 사이비 교주 역으로 하드캐리했다면 시즌2엔 천호진이 있다. 사기꾼 최경석 역을 맡은 그는 그동안 주말 드라마에서 연기한 푸근한 아버지 이미지를 완벽하게 지우고 악랄한 악인을 입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까지 소화한 노장 투혼 그 자체였다.
신앙충만하고 선한 모습에서 욕망과 광기에 휩싸여 악마처럼 변해간 성철우 역의 김영민은 ‘구해줘2’의 후반부를 장악한 반전 캐릭터였다. 안수기도를 하며 자신의 능력에 감격해 방언을 쏟아낸 장면,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책감 없이 그들을 심판했다며 폭주한 신, 불타오르는 교회에서 망연자실한 눈빛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
조연배우들 역시 명품이었다. 칠성 역의 장원영, 칠성 아내 역의 김수진, 영선-민철 엄마 역의 서영화, 양계장 역의 이윤희, 붕어 역의 우현, 이장 역의 임하룡, 이장 아내 역의 김영선, 대구댁 역의 김미화는 순진하고 가족 같았던 월추리 사람들이 헛된 믿음에 빠져 서로 등지는 결말을 가슴 아프지만 현실적으로 그려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파출소장 역의 조재윤은 ‘구해줘’ 시즌1에 이어 또다시 핵심 인물로 극을 탄탄하게 뒷받침했다. 고마담 역의 한선화는 이 작품으로 배우로서 확실히 인정 받았고 수달 역의 백수장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영선 역의 이솜, 병률 역의 성혁, 진숙 역의 오연아 역시 극의 중심 캐릭터로 다양한 스토리를 완성했다.
시청률 수치는 아쉬울지언정 배우들이 뿜어낸 연기 시너지와 새로운 장르물의 탄생이란 업적, 성공적인 애니메이션의 실사화 같은 결과물은 박수 받기 충분하다. 배우들 역시 웃으며 안방을 떠났고 시청자들이 아낌없이 호평을 쏟아내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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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해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