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렇게 얄미운 악역 역할을 배우 정웅인보다 잘 해낼 사람이 있을까.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하 보좌관, 극본 이대일, 연출 곽정환)에서는 오원식(정웅인 분)이 장태준(이정재 분)과 강선영(신민아 분)의 데이트를 미행하면서 두 사람이 연인 사이라는 걸 알게 됐다.
원식은 태준과 함께 송희섭(김갑수 분)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지만, 태준과 대립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특히나 원식이 나타나면서 태준은 희섭의 신임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시달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야망을 가진 인물이긴 하지만, 사뭇 다르다. 태준은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야망에 휩싸인 인물이지만, 원식은 그보다 돈에 관심이 있었다. 원식은 서울-의광 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재개발 문제로 공청회를 연 이성민(정진영 분) 의원을 방해했다.
재개발 관련 공청회에는 소란이 불거졌고, 태준은 원식에게 "고속도로 예정 부지에 선배 아버지 이름으로 땅이 있더라. 이거 의원님도 아시냐"며 따져물었다. 이에 원식은 "이런 거라도 챙겨야지. 왜 혼자 깨끗한 척 하냐"며 뻔뻔하게 나왔다. 태준은 "선배만 그렇다. 의원님한테 직접 보고 드릴까. 있는 거라도 챙겨드시고 싶으시면 얌전히 계셔라"며 경고했다.
앞서도 원식이 국회로 올라오면서 태준과의 대결이 예상된 바. 사사건건 태준과 원식은 부딪혔다. 태준은 희섭에게 "서울-의광 고속도로 사업 취소해 달라"고 청했으나, 희섭은 "너 의광시 안 물려 받을 거냐. 정치를 하려면 표 계산을 똑바로 해라. 그 10명이 의광시 절반의 표를 가지고 있다"며 훈수를 뒀다.
원식은 이로써 태준에게 약점을 하나 잡힌 셈이었다. 고속도로 예정 부지에 자신의 아버지 이름이 있다는 걸 희섭이 안다면, 위험 부담을 안고서 원식을 자신의 옆에 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태준의 입을 막기 위해서라도 원식은 태준의 약점이 필요했던 상황.
원식은 태준이 법사위에서 통과하지 못한 조갑영 의원의 법안을 며칠 동안 분석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갑영 의원의 법안은 떨어지고 선영의 법안은 통과된 이유는 무엇인지에 집중하던 그는 선영과 태준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결국 원식은 태준과 선영의 달달한 기류를 눈치채고 데이트를 미행해 현장을 목격했다.
방송 말미 전해진 예고편에서는 원식은 태준에게 "강선영 의원이랑 붙어먹은 거 알면 의원님이 뭐라고 하실까?"라며 도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태준의 입장에서 더 이상 원식을 두고 볼 수 없는 상황. 두 사람의 힘 대결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궁금증을 높인다. 태준과 맞서는 원식을 세상 가장 얄미운 약역으로 완성한 정웅인의 명불허전 악역 연기가 극의 긴장감을 높이면서도 시청자들의 분노를 이끌어내고 있다. / besodam@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