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외모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1970-80년대 여심을 흔들며 한국의 알랭 들롱으로 불려온 ‘원조 꽃미남 배우’ 이정길이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했다.
‘수선화’, ‘청춘의 덫’, ‘암행어사’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 드라마와 영화를 합쳐 약 160여 편 이상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한 지 어느덧 54년 차인 이정길. 그러나 단 한 번도 예능에 출연한 적 없던 이정길이 'TV는 사랑을 싣고'를 찾았다는 소식에 KBS가 들썩였다. 이정길 역시 예능 첫나들이에 설레고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떨림도 잠시 이정길의 위트 넘치는 입담에 MC 김용만이 “이렇게 재밌으신데 여태껏 왜 예능에 출연하지 않았냐”고 물음을 던졌다.
지난 28일 방송에서 이정길은 54년 차 배우 인생의 모태가 된 고등학교 연극반 김영혁 은사를 찾아 나섰다. 이정길은 1960년 영국문화원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우연히 접하게 된 후 배우가 되어야 한다는 숙명을 느꼈다며, 연극으로 유명했던 서라벌고등학교로 전학 가게 된 일화를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연기자가 되길 강렬히 반대하는 어머니 몰래 전학 절차를 밟았다고 밝혀 MC 김용만, 윤정수가 화들짝 놀랐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갈망이 가득했던 이정길은 서라벌고 연극반에서 만난 김영혁 은사 덕분에 76세인 현재까지 54년째 다작 배우로 활동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진정한 연기자가 되려면 겉멋보단 사람다운 인격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가르쳤던 연극반 김영혁 은사. 이정길은,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단 한 번도 마음속에서 떠난 적 없던 분”이라고 고백하며, 늦었지만 꼭 다시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TV는 사랑을 싣고'에 사연을 의뢰했다.
하지만 이정길이 고1이던 17살 때, 30대 중반이셨던 김영혁 은사가 현재 연세 90세를 넘었을 것으로 예상되어 선생님의 건강이 우려됐지만 만남이 성사됐다. 추적실장 윤정수뿐만 아니라 상담부장 김용만까지 촬영하는 동안 ‘만남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등 의미심장한 발언을 뱉어 이정길이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besodam@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