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미선이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전주의 한 호텔에서 안타깝게 사망했다. 향년 49세.
고(故) 전미선은 지난 29일 오전, 전북 전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배우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매니저의 신고로 소방본부 관계자들이 출동해 객실에 들어갔으나, 도착했을 땐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확인됐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 소속 지구대 관계자는 OSEN에 "전미선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고, 소속사 보아스엔터테인먼트 측도 "배우 전미선이 올해 나이 50세로 운명을 달리했다.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라며, 충격과 비탄에 빠진 유가족을 위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추측성 보도는 자제를 부탁드린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전미선은 올해 연극, 영화, 하반기 드라마까지 활발한 활동을 예고해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망 당일과 30일 오후 2시, 6시에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공연이 예정돼 있었지만, 전미선의 비보로 취소됐다. 공연 주최 측은 "금일 오후 2시 공연은 주연배우의 심대한 일신상의 사유로 전격 취소됐다. 관객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입장권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환불 조치해 드리겠다"며 "내일 30일 오후 2시 공연은 이서림 배우로 변경해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미선의 유작이 된 영화 '나랏말싸미'는 지난 25일 제작보고회까지 마쳤기에 관계자들의 충격이 더욱 큰 상태다.
'나랏말싸미'는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까지 16년 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주역들의 다시 한 번 뭉친 작품으로 올 여름 기대작 중 하나다. 전미선은 극 중 세종의 약한 모습까지 보듬으며, 한글 창제에 뜻을 보탠 품이 너른 여장부 소헌왕후로 분했다.
최근 영화 제작보고회에 등장해 밝은 모습을 보여준 전미선은 사망 전날 방송된 KBS2 '연예가중계'에 송강호, 박해일 등과 출연하는 등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향후 예정된 언론시사회, 언론 매체 인터뷰, 무대인사 등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나랏말싸미' 측은 "고인이 된 전미선 배우에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영화에 관련된 일정은 논의 후 추후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는 9월 방송되는 KBS2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은 캐스팅 교체가 불가피하다. 전미선은 드라마에서 기방 행수 천행수 역에 캐스팅됐는데, 드라마 자체는 첫 촬영을 시작했지만, 전미선은 아직 촬영 전이었다.
'조선로코-녹두전' 측 관계자는 "우리도 전미선 씨의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 자세한 사항은 확인 중이니, 이후 정확한 입장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미선은 지난 1986년 MBC '베스트셀러극장-산타클로스는 있는가'로 데뷔해 30년 넘게 배우로 활약했다. 그동안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육룡이 나르샤', '구르미 그린 달빛',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 '살인의 추억', '마더', '숨바꼭질'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열연했다.
전미선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7월 2일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