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전미선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가운데 그를 그리워하는 작품 관계자, 동료,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미선은 지난 29일 오전 11시45분께 전북 전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항년 50세. 그는 이날 새벽 1시께 홀로 호텔에 체크인했으며, 이후 매니저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본부 관계자들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결국 소속사 보아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전미선이 평소 우울증을 겪어 치료를 받았으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라며 충격과 비탄에 빠진 유족을 위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는 자제 부탁드린다"면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늘 우리 옆에 있을 것 같던 전미선이 밤하늘 별이 됐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 같은 비보에 동료 배우들과 대중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전미선이 사망 직전까지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과 영화 '나랏말싸미'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 그는 '친정엄마와 2박3일' 공연을 위해 전주에 들렀으며, 지난 25일 '나랏말싸미' 제작발표회에도 참석해 영화 홍보에 앞장선 바 있다.
이에 전미선이 사망한 당일과 30일 공연이 예정돼 있었던 '친정엄마와 2박2일'의 경우, "금일 오후 2시 공연은 주연배우의 심대한 일신상의 사유로 전격 취소됐다. 관객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입장권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환불 조치해 드리겠다. 30일 공연은 이서림 배우로 변경된다"라는 공지를 밝혔다.
전미선을 비롯해 송강호, 박해일 등 16년 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주역들의 다시 한 번 뭉쳐 화제를 모았던 '나랏말싸미' 측은 "고인이 된 전미선에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애도하며 향후 홍보 계획에 대해서는 "영화에 관련된 일정은 논의 후 추후 다시 말씀드리겠다"라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도 전미선은 오는 9월 방송되는 KBS2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서 기방 행수 천행수 역에 캐스팅됐던 상황. 하지만 아직 전미선의 촬영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캐스팅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처럼 전미선이 출연했거나 출연할 예정이었던 작품의 관계자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빠르게 수습을 하고 있는 가운데, 동료 배우들은 SNS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먼저 배우 한지일은 "또 한 명의 동료를 지키지 못했다. 앞날이 촉망받는 후배 전미선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그동안 동료, 후배 배우들의 극단적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저미어 들 것 같이 힘들었다. 저 역시 수십 년 전 너무 힘든 고초를 겪은 적이 있다. 아직도 언론 매체, 방송 등에서 밝히지 못한 사연들을 가슴에 묻고 지내지만 우울증, 공황장애, 자살충동 등 힘드신 분들 연락 달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며 슬퍼했다.
배우 권해성 역시 "제가 아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감히 올린다. 후배들이 짓궂게 장난을 쳐도 소녀같이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주셨던 선배님. 좋은 곳에서 꼭 평안하시길 빌겠다. 그리고 참 많이 감사했다. 누나"라고 글을 올렸으며, 배우 유서진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내 롤모델이었던.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라면서 국화꽃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또한 30일 오전 11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된 빈소에는 '나랏말싸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송강호와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을 시작으로 장현성, 염정아, 윤세아, 김나운, 정영주, 이혜숙, 정유미, 윤시윤 등의 스타들이 찾아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대중 또한 황망한 마음을 드러내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으로 가셨길", "하늘에선 행복하세요" 등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상태.
이처럼 그가 출연했던 작품의 관계자들과 동료 배우들, 그리고 팬들은 고인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전미선은 지난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해 다양한 영화, 드라마, 연극 등에 출연하며 30년 넘게 배우로 활약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nahe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