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받던 중 내가 너무 ‘현모양처(현재 모양이 처량하고 한심했다)’더라. 그래서 울었다.”
입사 초 정체성에 혼란이 와서 상담을 받던 중 울었다는 강지영 아나운서가 ‘꿀잼캐’에 등극했다. 신선한 캐릭터의 등장에 ‘아는 형님’ 시청률도 상승, 강지영 아나운서와 ‘아는 형님’ 모두 ‘윈윈’ 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는 전현무와 강지영 JTBC 아나운서가 전학생으로 ‘형님 학교’를 찾았다.
강지영 아나운서는 ‘아는 형님’은 물론, 전현무와도 이미 친분이 있었다. ‘아는 형님’ 제작발표회 진행을 강지영 아나운서가 맡았고, 장성규 전 아나운서를 통해 전현무에게 고민 상담을 받으면서 친분을 쌓았던 것.
전현무는 강지영 아나운서의 고민 상담을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전현무는 “아나운서가 됐는데 예능, 뉴스, 교양 중 뭘 해야 하나에 진로 고민이 있더라”며 “처음에 강지영이 예능과 어울릴 것 같았다. 하지만 10분 정도 대화를 나눠보니 너무 재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강지영 아나운서는 “당시에 혼란스러웠다. 입사했을 때 예능 담당이라고 했는데, 내가 예능감이 진짜 없었다. 너무 ‘노잼’이었는데, 보도국에서는 내가 조금 재밌는 사람이었다”며 “고민 상담을 하던 중 내가 너무 현모양처(현재 모양이 처량하고 한심했다)더라. 그래서 울었다”고 말했다.
이에 전현무는 “당시에는 본인이 예능 쪽에도 재능도 없고 관심도 없었다. 목소리는 전형적인 앵커 톤이 아니었다. 특이한 목소리라서 뉴스가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상담하던 중 내가 고민에 빠졌다”며 “하지만 ‘정치부 회의’를 보면서 내 생각이 짧았다는 걸 깨달았다. 목소리를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강지영 아나운서는 6년 전 자신이 만들었던 흑역사와 마주했다. 홍명보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의 데뷔전 때 자신도 첫 리포팅에 나선 강지영 아나운서는 속사포 랩 같은 리포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처음이라 긴장한 탓에 잔뜩 얼었던 것. 발음이 꼬였다. 엉성한 질문에 홍명보 전 감독이 당황하는 눈빛을 보이기도 했다. 홍명보 전 감독이 질문의 요지를 캐치해 무사히 넘어가기는 했지만 신입시절 첫 리포팅은 강지영 아나운서의 흑역사로 남았다.
강지영 아나운서는 “6년 전 일이다. 신입 때 있었던 사고인데 6년 지나고 처음 본다. 지금은 웃지만 저 날 끝나고 쓰레기통 옆에서 엄청 울었다. 누가 봐도 방송사고다. 처음 나가는 리포팅 현장이었고, 홍명보 전 감독도 데뷔전이라 엄청 떠시더라. 서로 떨었다. 잘하고 싶어서 달달 외웠는데 기억이 안 나더라.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강지영 아나운서는 이 일로 자신감이 추락했고, 마음에 상처가 생겼다고 말했다. 강지영 아나운서는 “인터뷰 사건 후 6개월 동안 휴직했다. 복직 후에도 바닥만 보고 걸어 다녔는데, 당시 복도에서 여운혁 예능 국장이 ‘괜찮아. 턱 들고 다녀. 다 그럴 수 있어’라고 격려해주셨다”고 말했다.
강호동의 날카로운 질문에는 ‘전제 조건’을 걸면서 맞받아쳤다. ‘아는 형님’ 멤버 중 한 사람과 소개팅을 했느냐는 질문에 강지영 아나운서는 “JTBC가 싫어하는 게 가짜뉴스다.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 ‘사적인 자리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있다”면서 장성규 전 아나운서를 통해 김희철과 밥을 먹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강지영 아나운서는 회식 자리에서 김희철을 보고 “상종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김희철은 “주고 받은 메시지 공개한다”고 귀여운 협박을 하며 묘한 기류를 형성하기도 했다.
입사 초기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면서 자신을 ‘현모양처’라고 했던 강지영 아나운서는 ‘정치부회의’를 거쳐 ‘아는 형님’까지 사로잡으면서 새로운 캐릭터 탄생을 알렸다. ‘보도국 한정 꿀잼’ 캐릭터에서 ‘대유잼’ 캐릭터로 신선한 매력을 발산한 강지영 아나운서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