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전미선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가 숨지기 4일 전까지 공식 석상에 올랐던 만큼 연예계 관계자들과 대중의 충격과 슬픔이 상당했다. 그러나 전미선은 여전히 그가 남긴 작품 안에 남아 있었다.
고 전미선은 지난달 29일 오전 전라북도 전주시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50세.
빈소는 다음 날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소재 아산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1호실에 마련됐다. 남편이자 영화 촬영감독 박상훈 씨와 아들이 상주로 나서 모친 등 유족들과 조문객을 맞았다. 취재는 유족의 뜻에 따라 일체 제한됐다.
소속사 보아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뒤늦게 알려진 전미선이 가졌던 마음의 병에 대해 대중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미선은 사망 4일 전인 지난달 25일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그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배우 송강호, 박해일 등 출연진과 함께 작품 홍보에 앞장섰다. 이에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과 대중은 물론 '나랏말싸미' 관계자들 또한 비통해하고 있다.
이밖에도 숱한 연예계 관계자들이 고인의 죽음에 황망함을 표하는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전미선은 1989년 드라마 '토지'에서 아역배우로 출연해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았던 터다. 긴 시간 큰 스캔들이나 잡음 없이 묵묵히 연기자로서 활약했던 그인 만큼 동료 및 선후배들과 대중의 신뢰도도 컸다.
그만큼 굵직한 족적도 많았다. 배우 윤시윤과 모자 관계로 호흡했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는 안정적인 연기로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에 힘입어 드라마는 전국 시청률 50%에 육박하며 그해 방송된 드라마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배우 김수현, 한가인 등과 호흡한 '해를 품은 달'도 대중에게 전미선을 각인시킨 작품이다. 전미선은 극 중 '액받이 무녀'로 지목된 한가인의 삶을 꿰뚫어 보고 보살피는 무녀로 등장, 선 굵은 연기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해를 품은 달' 역시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브라운관이 아닌 스크린에서도 전미선의 활약은 계속됐다. '나두야 간다', '연애', '집행자', '수상한 이웃들', '숨바꼭질', '위대한 소원', '봄이가도' 등의 영화에 출연한 것. 특히 그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영화 '살인의 추억', '마더'에서 연달아 호흡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양한 작품에서 누군가의 엄마로, 때로는 누군가의 아내로, 동시에 딸로 활약해온 전미선은 일상의 모습을 그만의 감성으로 보여주는 배우였다.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대중의 현실에 녹아드는 연기자였기에 고인을 향한 추모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고인의 발인은 2일 오전 5시 30분에 치러진다. 장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스카이캐슬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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