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 無vs동의 없이 제작"..故전미선 유작 '나랏말싸미'에 쏠린 관심 [종합]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9.07.02 15: 12

배우 고(故) 전미선의 유작인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가 저작권 침해 여부를 놓고 출판사 나녹 측과 첨예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2일 나녹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리우에 따르면, 나녹은 지난달 26일 "'나랏말싸미'의 제작진이 당사의 허락 없이 영화의 제작을 강행했다"며 "영화사 두둥과 조철현 감독, 투자자 및 배급사 메가박스중앙을 상대로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나녹 측에 따르면 '나랏말싸미'는 출판사 나녹이 독점출판권을 보유한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저자 박해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 법원은 이번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부장판사 우라옥)에 배당했으며 첫 심문기일은 오는 5일 오후 3시로, 출판사가 제출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정되면 제작배급사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나랏말싸미'의 개봉이 불가하다.

'나랏말싸미' 포스터

'나랏말싸미' 포스터
이에 대해 나녹 측은 "'나랏말싸미'의 제작사와 감독은 출판사의 허락을 구하지도 않은 채 영화 제작에 들어가 있었고 투자까지 유치했다"라며 "지난해 출판사의 문제 제기로 협의를 시작했지만 제작사 측이 돌연 영화화 계약 체결을 파기하고, 출판사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제작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랏말싸미' 측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날 곧바로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은 '나랏말싸미'의 원저작물이 전혀 아니다.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서 불교계의 신미가 관여했다는 이야기는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이라는 책이 출간되기 훨씬 이전부터 제기돼 온 역사적 해석이다. 제작사는 시나리오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을 주목해 기획 개발을 진행했고,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의 저자 박해진과 '나랏말싸미' 자문계약을 통해 상당한 자문료를 지급하고 신미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라고 설명했다.
'나랏말싸미' 스틸
이어 '나랏말싸미' 측은 "제작사는 이번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이 제기되기 이전인 지난달 20일경 저자 박해진을 상대로 하여 '제작사가 박해진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확인을 구하기 위해 저작권침해정지청구권 등 부존재확인의 소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미 제기해 놓은 상태다"라면서 "'나랏말싸미'가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을 무단으로 복제했다거나, 이 책을 원작으로 해 만들어진 2차적 저작물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출판사 측의 주장이 부당하고 이유 없다는 점은 가처분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양측의 주장에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대중은 이 같은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고 있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고 전미선이 갑작스럽게 숨진 채 발견되면서, '나랏말싸미'가 그의 깊이 있는 연기를 마지막으로 담아낸 유작이 됐기 때문.
'나랏말싸미' 스틸
지난달 29일 오전 11시께 전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미선은 생전 우울증을 앓아 치료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빈소는 다음 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배우 송강호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동욱, 정유미, 염정아, 윤세아, 나영희, 윤유선, 성훈, 박소담, 장현성, 김수미, 이휘향, 장정희, 류덕환, 김소현, 강태오, 송건희 등 고인과 친분을 쌓았던 수많은 스타들이 조문 행렬에 동참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특히 그사이 전미선이 생전 남몰래 해마다 거액을 기부하며 후원 사업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전한 것은 물론, 이날 오전 5시 30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발인이 엄수돼 슬픔을 선사했던 바.
故전미선/ OSEN DB
이러한 와중에 전미선의 유작으로 알려진 '나랏말싸미'가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에 휩싸여 더욱 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중은 '나랏말싸미'와 나녹, 양측이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고인의 유작을 관람하고 그를 추모할 수 있게 해주길 바라고 있다. / na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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