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거짓말 파문으로 대중에게 ‘괘씸죄’를 샀지만, 가수 박유천이 실형을 면했다.
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는 형사4단독으로 박유천에 대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에 관한 1심 선고 공판이 열렸다. 그 결과 법원은 박유천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과 마약 치료, 추징금 140만원을 선고했다.
박유천은 전 연인인 황하나 씨와 마약(필로폰)을 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호소했다. 지난 4월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황하나 씨가 지목한 A씨가 맞지만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취재진 앞에서 직접 혐의를 부인하며 결백을 주장했던 바다. 착잡한 듯 심경을 고백하고 당당한 억울함을 토로하는 박유천의 모습에 대중은 속았다.
그러나 결백을 호소한 지 19일 만에 당시의 절박함을 믿었던 대중을 기만하듯 박유천은 혐의를 인정했다.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로부터 박유천의 체모(다리털)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마약 양성 반응)고 알려진 후였다. 혐의 인정 전에도 몸에 있던 체모 대부분을 제거하고, 자주 염색을 하는 등의 의심을 샀던 바. 박유천은 마약 투약을 인정한 배경에 대해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며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톱스타의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오명으로 그날의 기자회견을 올해 연예계의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로 남게 됐다. 박유천은 결국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해지하게 됐고, 박유천의 법률대리인은 업무를 종료했다. 박유천의 팬덤도 박유천과의 마지막 인사를 담은 편지를 공개해 대중, 소속사, 팬덤까지 모두에게 외면받게 됐다.
다만 박유천은 선고 공판에서 초범인데다가, 2개월 넘게 구속 기간을 거쳐 반성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으로 실형은 피하게 됐다. 이날 박유천은 선고 후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드리고 싶다. 앞으로 사회에 많이 봉사하도록 노력하겠다. 더 성숙해지도록 노력하겠다. 그렇게 하겠다.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실형은 면하게 됐다는 점에서 박유천에게는 다행이지만, 한때는 한류를 주름잡던 톱스타로 거대한 팬덤을 거느렸던 아이돌 스타의 말로가 씁쓸한 뒷맛을 자아내고 있다. / besodam@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