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에일리가 확 달라졌다. 강렬한 힙합 비트에 어우러지는 파워풀 보컬에 이보다 더 강렬한 퍼포먼스가 시선을 압도한다.
2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는 에일리의 새 정규앨범 ‘butterFLY(버터플라이)’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날 에일리는 보랏빛 헤어스타일과 핫핑크 슈트를 입고 등장했다. 당당하고 강렬한 애티튜드로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녀는 “오랜만에 이렇게 쇼케이스도 가져보고 기대되고 기분이 많이 흥분돼 있는 상태다. 오랜만에 저의 음악을 많은 대중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기대된다. 오늘따라 많이 긴장한 것 같다. 새로 시도하는 장르이기도 해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설렘 가득한 인사를 전했다.
무려 2년 8개월여 만의 새 앨범이다. 긴 공백이었던 만큼 에일리는 직접 한 곡 한 곡 최선을 다해 준비하며 노력을 쏟았다. 그 노력의 결과로 이번 앨범은 에일리가 전체 프로듀싱한 앨범으로 완성됐다.
새 앨범 ‘버터플라이’에는 나비의 여린 날갯짓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유로운 에너지를 은유적으로 표현, 에일리가 그동안 보여줬던 색깔과는 또 다른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모두 담아냈다. 이에 에일리는 “저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이다. 총 10곡이 수록돼 있다. 그동안 보여드린 모습과 조금 다른 곡들로 많이 담았다. 색다른 사운드와 색다른 분위기의 곡들을 많이 들어보실 수 있다. 나비의 무늬가 다양하지 않나. 나비처럼 다양하고 다채로운 곡들이 담겼다고 앨범명도 ‘버터플라이’로 지어봤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Room Shaker(룸 셰이커)’는 강렬한 베이스와 그루비한 비트, 매력적인 훅이 어우러진 어반 힙합으로 공간을 흔들다는 상징적 의미와 너와 내가 있는 공간이 어디든 모두 신나게 흔들고 즐기자는 뜻이 담겼다. 레드벨벳의 ‘피카부(Peek-A-Boo)’와 ‘Power Up(파워 업)’, 트와이스의 ‘Dance The Night Away(댄스 더 나잇 어웨이)'를 작곡한 작곡가 Jonatan Gusmark & Ludvig Evers a.k.a Moonshine과 불스아이 특유의 센스 있는 가사가 만났다.
에일리는 “어반 힙합을 바탕으로 저의 팝스러운 보컬과 함께 어우러진 신나는 곡이다. 곡 내용은 어디를 들어가든, 어느 공간에 들어가든 뒤집어 엎어버리고 흔들어버리겠다는 의미가 담긴 곡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름을 흔들어버리겠다는 각오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며 수줍게 소망을 전하기도.
에일리는 강렬한 퍼포먼스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번 신곡에서 안무에 힘을 줬다는 걸 단번에 알게 한다. 바닥을 기는 안무는 많은 포인트 안무 중 가장 포인트가 되는 안무다. 이와 관련해 그녀는 “곡도 가창력으로 많은 분들께서 정말 많이 인정해주시고 하는 것 같아서 이번에도 그런 곡이 나오면 너무 뻔할까봐 자세히 들어보시면 고음도 그렇게 많이 없다. 음원도 들어보시면 가사 하나하나를 매력스럽게 전달하려고 했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안무로 멋있는 곡을 만들고 싶어서 안무에 정말 많이 신경을 썼던 것 같다”며 “한 쇼를 보는 것처럼 포인트 안무가 여러개다. 임팩트 있는 부분이 바닥에서 기는 부분이라고 하더라. 그 동작 때문에 연습하면서 아직까지도 멍이 굉장히 많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에일리는 “그렇게 안무를 신경을 많이 썼다고 노래에 신경을 안 쓸 수 없지 않나. 라이브 연습을 집에서 엄청 했다. 집에서 자전거 타면서 라이브 연습 굉장히 많이 하고, 호흡이 올라올 때쯤 노래를 한두 번씩 했다. 처음에는 반절도 못 부르겠더라. 너무 힘들었다. 조용히 조용히 연습 안 하는 척하면서 연습하고 있었다. 안무를 줄일까? 안무를 뺄까? 할까봐 욕심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집에서 조용히 연습했다”며 남다른 연습 열정을 드러냈다. 이어 “세상에서 태어나서 멍이 이렇게 몸에 많이 든 게 처음이었다”고 덧붙이기도.
에일리는 데뷔곡 ‘Heaven(헤븐)’부터 ‘보여줄게’, ‘손대지마’, ‘If you(이프 유)’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낳았다. ‘도깨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돌아와요 아저씨’ 등 다양한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도깨비’ OST인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발매 당시 2017년 음원차트를 평정했다고 할 수 있다. 가온차트 기준 2017년 디지털 연간 차트, 다운로드 연간 차트, 스트리밍 연간 차트 1위를 모조리 휩쓸었던 바다. 큰 히트를 치면서 에일리는 ‘OST 여왕’ 수식어와 함께 ‘음원퀸’ 수식어를 얻게 됐다. 물론 이 같은 수식어는 에일리의 저력을 단번에 보여주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앞서 달성한 기록을 넘어설지 비교의 시선에서 오는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
에일리는 이와 관련해 “‘첫눈처럼’ 이후에 어떤 곡으로 나올지 걱정을 많이 했다. 그게 싫은 건 아니고 좋은 거지만, 부담도 엄청 커지더라. 특별한 에피소드보다 타이틀곡이 2년 반 동안 한달에 한 번씩 바뀌었다. 매번 바뀌다가 제일 좋은 타이틀곡 감 10곡으로 앨범이 완성이 됐다. 제가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앨범이다. 앨범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한순간 한순간 다 기억에 남는다”며 “일단 저는 항상 도전을 하는 걸 되게 좋아한다. 못 해봤던 장르를 시도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다. 항상 도전이 끊기지 않는 가수라는 걸 저의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한 번 더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고민과 노력을 전했다.
‘Midnight(미드나잇)’을 비롯해 ‘Want It(원트 잇)’, ‘Headlock(헤드락)’, ‘Room Shaker(룸 셰이커)’, ‘LOVE (feat. 첸CHEN, 러브)’, ‘Nothing At All(낫띵 앳 올)’, ‘그대는 그대라 소중해’, ‘Fire(파이어)’, ‘Ain’t That Pretty(에인 댓 프리티)’, ‘Heartcrusher (feat. Undaunted, DJ Koo, 하트크러셔)’까지 총 10곡의 트랙이 담겼다.
에일리는 “이번 앨범에 ‘룸 셰이커’ 같이 신나는 힙합 곡들도 있고 팝 장르도 굉장히 많다. 제가 이번 앨범을 가사에도 되게 신경을 많이 썼다. 모든 기분에서 들을 수 있는 곡들이 담겨 있다. 그런 마음을 담아서 그날 듣고 싶은 노래 한 곡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이 없다고 하면 자신감을 실어주는 노래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피처링 및 작곡, 작사로 힘을 보탠 화려한 아티스트의 참여도 돋보인다. 5번 트랙 ‘러브’는 엑소 첸과의 달달한 러브송이며, 10번 트랙 ‘하트그러셔’에는 DJ KOO의 시원한 비트가 돋보이는 곡이다.
에일리는 첸과 작업 비화에 대해 “엑소 첸 씨와 작업한 ‘러브’라는 곡은 개인적인 친분이 정말 하나도 없다. 정말 여기저기 아는 분 없나, 연락처를 알아내서 매니저님 통해서 부탁을 했다. 정말 첸 씨와 같이 하고 싶은 곡이 있는데, 그 이유는 제가 항상 SNS나 방송을 하든 댓글에 엑소 해외 팬분들께서 엑소 첸 씨와 한 번 컬래버레이션을 해 달라는 댓글을 많이 읽었다. 정말 제 마음으로 준비한 곡이고, 팬분들의 마음을 이뤄주고 싶었던 것도 있다. 그 말 때문에 친분이 1도 없고 제가 낯가림을 조금 가리는 편인데, 연락을 드렸더니 너무나도 고민 0.1초도 안 하시고 같이 하면 저야 너무 좋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다. 녹음실에서 녹음을 할 때 부담스러우실까봐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정말 열심히 녹음해 주시더라. ‘제가 꼭 다음에 선물이나 맛있는 거 꼭 사드리겠다’고 마무리가 됐는데 며칠 후에 첸 씨가 녹음실에서 또 녹음을 하고 계신다고 하시더라. 에일리씨와 함께 하는데 더 잘 부르고 싶다고 재녹음을 하고 싶다고 하셨더라. 이미 완벽했는데 정말 열심히 해주셨다. 거기에 감동해서 ‘코스로 사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너무 바쁘셔서 아직 못 사드렸다. 정말 감사하다. 그 고기 언젠가는 쏠 수 있게 시간 한 번 내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DJ 쿠와 작업 비화에 대해서는 “해외에서 핫한 DJ분들이 만드신 곡이 있다고 해서 제가 하겠다고 했다. 노래가 너무 좋아서 제 앨범에 실어도 되겠냐고 여쭤봤더니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다. 구준엽 선배님이 해외 DJ분들에게 저를 가장 먼저 추천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에일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듣고 싶은 평가에 대해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구나. 노래로 하고 싶었던 말들, 듣고 싶었던 말들을 제 음악을 통해서 들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 앨범이 공개되면 댓글 하나하나 다 읽는다. ‘이 노래는 저한테 이런 느낌들을 주네요’라는 댓글들을 굉장히 유심하게 본다. 제 음악을 통해서 제 마음이 잘 전달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바람을 전했다.
‘버터플라이’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 / besodam@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