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한석규가 2년 만에 '왓쳐'로 돌아왔다. 선 굵은 연기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그지만, 정작 본인은 선 얇은 연기만 해왔다고 밝혔다.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는 OCN 주말드라마 '왓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 허성태, 박주희, 안길호 감독이 참석했다.
'왓쳐'는 비극적 사건에 얽힌 세 남녀가 경찰의 부패를 파헤치는 비리수사팀이 되어 권력의 실체를 밝혀내는 내부 감찰 스릴러. 부패를 목격한 경찰 도치광(한석규 분), 살인을 목격한 순경 김영군(서강준 분), 거짓을 목격한 변호사 한태주(김현주 분)가 '목격'이라는 키워드와 한 비극적 사건으로 엮인 뒤, 비리수사팀에서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왓쳐'는 '비밀의 숲' 안길호 감독과 '굿와이프' 한상운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라는 점부터 감찰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뤘다는 점까지,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될 만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왓쳐'가 특히나 주목받은 이유는 바로 한석규가 2년 만의 복귀작으로 택했기 때문. 게다가 그동안 지상파 작품에만 출연했던 한석규는 '왓쳐'를 통해 첫 케이블 작품에 도전한다.
한석규는 케이블에 진출한 소감으로 "제가 MBC 공채 20기 출신이다. OCN은 처음이지만 저한테는 종편, 지상파가 크게 다르지 않다. 채널 환경이 많이 변했는데 감독님이 더 많이 바뀔 것 같다고 하셨다. 그 차이를 물으니까 1편부터 마지막 편 방송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다고 했다. 사전 제작이 완전히 가능해지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한석규는 2년 만의 복귀작으로 '왓쳐'를 택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설명하기 길지만, 대본이 좋았다. 상처받은 인물들을 통해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본다는 점을 다른 쪽으로 전달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길호 감독 역시 한석규를 캐스팅할 수 있었던 비결로 대본을 꼽았다. 안길호 감독은 "한석규가 저희 대본을 재미있게 봐주셨던 점이 가장 컸다. 뵈러 갔었을 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잘 만들 수 있는 부분을 잘 어필했다. 제작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것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사람을 믿지 않는 비리수사팀 팀장 도치광 역을 맡는다. 도치광은 비극적 사건을 목격한 뒤, 경찰 내부의 외로운 감시자가 된 인물이다. 한석규는 자신이 연기하는 도치광 외에도 김영군, 한태주 등 다른 인물들에 대한 이해도 깊었다.
한석규는 한 비극적 사건으로 엮인 세 주인공에 대해 "뭔가를 15년 전에 본 사람들이고, 그걸 믿는다. 그런데 진실이라고 믿었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보긴 봤는데 뭘 본 건지, 정말 진실인지 잊어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6부 동안 겉만 봤던 인물들이 사건의 진상을 더욱 깊게 보게 되면서 변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 배우 한석규는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이자 롤모델이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입을 모아 한석규를 치켜세웠다. 이들은 한석규와 함께 작품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정을 느끼는 듯했다.
우선 서강준은 "한석규 선배님께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조언도 되게 많이 해주시고 걱정도 많이 해주신다. 액션신 있으면 매번 '다친 데 없지?'라고 물어봐주신다. 신 안에서 놓쳤던 부분 많이 알려주신다"고 밝혔다.
김현주는 한석규와의 호흡에 대해 "따뜻하고 찌릿한 느낌이 있다. 코끝이 찡하다고 해야 할까. 정말 감사하다. 아무래도 처음 도전하는 장르물이었고 인물 자체가 쉽지 않은 캐릭터여서 우왕좌왕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잡아주신다. 제 눈빛만 보면 아시는 것 같다. 힘들 때마다 얘기를 해주신다"고 전했다.
박주희 역시 "한석규 선배님은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으시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안 웃긴 적이 없을 정도다. 편하게 해주시려고 망가져주시기도 하고"라며 "말보다 행동으로 모범을 먼저 보이시는 분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서 존경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한석규는 늘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때 한석규는 예상을 깨는 답변을 내놓았다. 배우 한석규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한석규는 "개인적으로 제가 선 굵은 연기를 했다고 생각한 적 없다. 저는 성향을 볼 때 '나는 평생 선 얇은 연기를 해야겠다. 디테일함으로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20대 때부터 그랬다"며 "우리 연기자라는 직업이 사람을 연구하는 것 아닌가. 굵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어떤 드라마를 통해서 굵다고 표현하는 거지, 모든 사람들은 얇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얇은 선들을 내 몸을 통해 보이고 싶다는 것이 욕심"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석규는 '왓쳐'가 시청자들에게 '볼만한 드라마'로 다가가길 바랐다. 그는 "볼거리가 너무 풍성한 시대다. '왓쳐'도 결국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드라마다. 이때 과연 그게 볼 만한 건지, 봐줄만한 건지, 그럴만한 것들이 되는 건지 등의 생각이 많다. '왓쳐'가 볼거리가 될 만한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는 6일 오후 10시 20분 첫 방송. /notglasse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