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태어나서 멍이 이렇게 몸에 많이 든 게 처음이었어요." 에일리의 라이브는 완벽했다. 격한 댄스를 춰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보통 발라드 가수들이 댄스와 함께 노래를 라이브로 선보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에일리는 어반 힙합곡으로 컴백했다. 파워풀한 보컬로 이미 국내 가요계를 평정한 그녀의 다음 도전은 의외로 팝스러움이었다. 힘있는 보컬이 탄탄한 기반이 되었고, 댄서들과 완성한 파워풀한 퍼포먼스는 에일리의 또 다른 매력을 엿보게 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토록 격렬한 댄스 속에서도 보컬의 파워는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거다.
2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는 에일리의 새 정규앨범 'butterFLY(버터플라이)'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날 에일리는 약 2년 8개월 만에 컴백한 소감부터 그토록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던 작업 비화, 활동 목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신비로운 나비의 날갯짓처럼 보라빛의 신비로운 헤어스타일에 강렬한 핫핑크 슈트를 입고 나타난 에일리는 포스가 넘쳤다. 포토타임부터 강렬한 눈빛으로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고, 이어진 타이틀곡 '룸 셰이커' 시연에서는 깜짝 놀랄 퍼포먼스를 펼쳤다. 댄서들과 대열을 맞춰 바닥을 기는 듯한 안무는 시선을 뗄 수 없는 강렬함 그 자체. 에일리는 평소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그녀의 도전 정신과 소화력을 엿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감인 퀄리티 높은 10곡이 수록돼 있다고 한다. ‘Midnight(미드나잇)’, ‘Want It(원트 잇)’, ‘Headlock(헤드락)’, ‘Room Shaker(룸 셰이커)’, ‘LOVE (feat. 첸CHEN, 러브)’, ‘Nothing At All(낫띵 앳 올)’, ‘그대는 그대라 소중해’, ‘Fire(파이어)’, ‘Ain’t That Pretty(에인 댓 프리티)’, ‘Heartcrusher (feat. Undaunted, DJ Koo, 하트크러셔)’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다음은 에일리와 나눈 일문일답.
-2년 8개월 만에 컴백한 소감은?
에일리: 오랜만에 이렇게 쇼케이스도 가져보고 기대되고 기분이 많이 흥분돼 있는 상태다. 오랜만에 저의 음악을 많은 대중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기대된다. 오늘따라 많이 긴장한 것 같다. 새로 시도하는 장르이기도 해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새 앨범 '버터 플라이'는 어떤 앨범인가.
에일리: 저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이다. 총 10곡이 수록돼 있다. 그동안 보여드린 모습과 조금 다른 곡들로 많이 담았다. 색다른 사운드와 색다른 분위기의 곡들을 많이 들어보실 수 있다. 나비의 무늬가 다양하지 않나. 나비처럼 다양하고 다채로운 곡들이 담겼다는 의미로, 앨범명도 '버터플라이'로 지어봤다.
-'룸 셰이커'는 어떤 곡인가.
에일리: 어반 힙합을 바탕으로 저의 팝스러운 보컬과 함께 어우러진 신나는 곡이다. 곡 내용은 어디를 들어가든, 어느 공간에 들어가든 뒤집어 엎어버리고 흔들어버리겠다는 의미가 담긴 곡이다.
-어떤 점을 중점을 두고 준비했나.
에일리: 곡도 가창력으로 많은 분들께서 정말 많이 인정해주시고 하는 것 같아서 이번에도 그런 곡이 나오면 너무 뻔할 것 같았다. 자세히 들어보시면 고음도 그렇게 많이 없다. 음원도 들어보시면 가사 하나하나를 매력스럽게 전달하려고 했다. 안무로 멋있는 곡을 만들고 싶어서 안무에 정말 많이 신경을 썼던 것 같다.
-포인트 안무는?
에일리: 한 쇼를 보는 것처럼 포인트 안무가 여러 개다. 임팩트 있는 부분이 바닥에서 기는 부분이라고 하더라. 그 동작 때문에 연습하면서 아직까지도 멍이 굉장히 많이 들고 있다.
-안무 연습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에일리: 안무를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해서 노래에 신경을 안 쓸 수 없지 않나. 라이브 연습을 집에서 엄청 했다. 집에서 자전거 타면서 라이브 연습 굉장히 많이 하고, 호흡이 올라올 때쯤 노래를 한두 번씩 했다. 처음에는 반절도 못 부르겠더라. 너무 힘들었다. 조용히 연습 안 하는 척하면서 연습하고 있었다. '에일리야 노래를 해야 하니까 안무를 줄일까?', '안무를 뺄까?' 할까봐 집에서 조용히 연습했다. 욕심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세상에서 태어나서 멍이 이렇게 몸에 많이 든 게 처음이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비화가 있나?
에일리: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이후에 어떤 곡으로 나올지 걱정을 많이 했다. 그게 싫은 건 아니고 좋은 거지만, 부담도 엄청 커지더라. 특별한 에피소드보다 타이틀곡이 2년 반 동안 한달에 한 번씩 바뀌었다. 매번 바뀌다가 제일 좋은 타이틀곡 감 10곡으로 앨범이 완성이 됐다. 제가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앨범이다. 앨범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한순간 한순간 다 기억에 남는다. 일단 저는 항상 도전을 하는 걸 좋아한다. 못 해봤던 장르를 시도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다. 항상 도전이 끊기지 않는 가수라는 걸 저의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한 번 더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듣고 싶은 평가는?
에일리: 이번 앨범에 '룸 셰이커' 같이 신나는 힙합 곡들도 있고 팝 장르도 굉장히 많다. 제가 이번 앨범을 가사에도 되게 신경을 많이 썼다. 모든 기분에서 들을 수 있는 곡들이 담겨 있다. 그런 마음을 담아서 그날 듣고 싶은 노래 한 곡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엑소 첸과 컬래버레이션 하게 된 계기는?
에일리: 엑소 첸 씨와 작업한 '러브'라는 곡은 개인적인 친분이 정말 하나도 없다. 정말 여기저기 아는 분 없나, 연락처를 알아내서 매니저님 통해서 부탁을 했다. 정말 첸 씨와 같이 하고 싶은 곡이 있었다. 그 이유는 제가 항상 SNS나 방송을 하든 댓글에 엑소 해외 팬분들께서 엑소 첸 씨와 한 번 컬래버레이션을 해 달라는 댓글을 많이 읽었다. 정말 제 마음으로 준비한 곡이고, 팬분들의 마음을 이뤄주고 싶었던 것도 있다. 그 말 때문에 친분이 1도 없고 제가 낯가림을 조금 가리는 편인데, 연락을 드렸더니 너무나도 고민 0.1초도 안 하시고 같이 하면 '저야 너무 좋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다. 녹음실에서 녹음을 할 때 부담스러우실까봐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정말 열심히 녹음해 주시더라. '제가 꼭 다음에 선물이나 맛있는 거 꼭 사드리겠다'며 마무리가 됐는데 며칠 후에 첸 씨가 녹음실에서 또 녹음을 하고 계신다고 하시더라. '에일리 씨와 함께 하는데 더 잘 부르고 싶다'고 재녹음을 하고 싶다고 하셨더라. 이미 완벽했는데 정말 열심히 해주셨다. 거기에 감동해서 '코스로 사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너무 바쁘셔서 아직 못 사드렸다. 정말 감사하다. 그 고기 언젠가는 쏠 수 있게 시간 한 번 내주시길 바란다.
-바라는 음원 성적 목표가 있나.
에일리: 음원 성적을 아예 생각을 안 하고 '노래 좋다'는 평가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굳이 1위를 안 하더라도 차트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자주 들어주신다는 게 아닐까.
-목표를 이루면 이행할 공약은?
에일리: 제가 영화 '알라딘'을 봐서 그런가? 저희 안무팀과 '알라딘' 분장을 하고 안무 영상을 찍어서 SNS에 올리겠다.
-활동 계획?
에일리: 이번 앨범 열심히 준비했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쇼케이스로 활동을 시작하는 만큼 다양한 활동으로 저희 팬분들과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이 준비했으니까 많이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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