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아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정소민은 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달 10일 개봉하는 영화 ‘기방도령’(감독 남대중, 제공배급 판씨네마・CJ ENM, 제작 브레인샤워・제이와이피픽처스)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기방도령’은 조선시대 폐업 위기에 몰린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도령 허색(준호 분)이 조선 최초로 기생이 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소민은 해원 낭자 역을 맡아 준호, 공명과 로맨스를 빚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사극 코믹 로맨스로 규정짓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장르가 녹아 들어가 있다. 시대상을 풍자하기도 했다.
이에 정소민은 “예고편에서는 코믹한 장면 위주로 나오다 보니까, 제가 인터뷰를 할 때마다 ‘코믹과 사랑, 휴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종합적인 영화’라는 말을 했었는데 정말 보지 않으면 영화의 매력을 알기 어려운 것 같다.(웃음) 초반에 영화를 보신 분들을 통해 입소문이 퍼져 나가길 기대를 살며시 해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저 웃다가 나오는 영화는 보고 나서 (마음에)남지 않는 거 같다. 볼 때는 웃기지만 말이다. ‘기방도령’은 극 초중반 코믹이 풀어져 있고 사랑 얘기도 있어서 저희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허색은 빼어난 용모와 뛰어난 기예, 여심을 꿰뚫어 보는 타고난 천성을 지녔다. 그는 자신이 나고 자란 연풍각이 폐업 위기에 몰리자 어머니(공현주 분)에 이어 기생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결의로 맺어진 고려 출신 도인 육갑(최귀화 분)과 함께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단숨에 조선 최고 남자 기생으로 등극한다. 온 동네에 연풍각에 대한 소문이 번지며 사대부 여인들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나 잘 나가는 것도 잠시,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연풍각의 사업은 휘청거린다.
특히 ‘남자 기생' 허색은 당대 억압받던 여인들의 애환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여심을 파고 든다. 준호만의 매력이 한껏 묻어났다. 이에 정소민은 허색을 연기한 2PM 출신 배우 이준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 ‘스물’을 찍을 땐 김우빈, 강하늘, 준호 배우와 같이 했었는데 당시엔 준호를 제외하고 (김우빈, 강하늘) 두 배우와 만나는 장면이 많았다. 당시에 준호와 연기적 합을 맞출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다. 이번에 같이 영화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든든했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 기대했는데, 그 기대 이상으로 준비를 많이 해왔더라. 동갑친구다 보니 현장에서도 편안하게 했다. 평소엔 서로 ‘잘해. 파이팅’이라는 응원만 주고 받다가 이번엔 고민 상담도 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그러면서 “준호는 준비를 엄청 많이 하는 친구다. 모든 걸 보여준 뒤 감독님이 (나중에 편집할 때)좋은 장면을 고를 수 있게 하더라. 준비한 아이디어가 하나 같이 좋아서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평상시에 대화를 나눌 때 보면 보통 ‘대본을 보고 있다’고 하더라. 워낙 바쁜 데도 스케줄을 쪼개가면서 열심히 한다. 저도 그런 걸 보고 ‘나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자극을 받으며 열심히 하게 됐다”라고 칭찬을 이어갔다.
‘기방도령’은 지금껏 보지 못한 남자 기생이라는 소재, 차진 대사,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어우러졌다. 허색과 해원, 유상(공명 분)의 로맨스와 육갑(최귀화 분)의 코믹 연기가 조화를 이뤘다.
정소민은 “어제 시사회에서 긴장을 덜기 위한 것도 있어서 팝콘을 먹으면서 봤다. 워낙 유쾌하다 보니 팝콘을 먹으며 보기 좋은 영화인 것 같다. 즐기기 좋은 영화라고 본다”며 “후시 녹음을 하면서 조금씩 봐서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다른 부분도 정말 궁금했었다. 대본으로 봤을 땐 코믹한 상황이니까 팝콘을 먹으며 (화면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긴장하면서 보는 게 아닌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싶었다”라고 영화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가장 웃겼던 장면에 대해 “최귀화 선배님이 소화한 뒷모습 노출이 정말 충격이었다.(웃음) 어제 다들 웃음이 터지면서 봤다. 또 육갑이 난설에게 대사할 때, 개울에서 대사를 치는 장면에서 많이 웃었다”면서도 “해원은 코미디적인 부분이 많지 않아서 웃진 않았고. 그보다 시사회에서 울면 이상할 것 같아서 눈물을 참았다.(웃음) 엔딩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고 답했다. 연풍각의 주인 난설은 배우 예지원이 맡았다.
고려시대 왕족 출신 도인 육갑 역의 최귀화는 전날(2일) 오후 용산 CGV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상반신만 노출을 했었다고 밝힌 바.
이어 정소민은 “가장 추운 겨울의 한파에 시달리며 촬영을 했다. 첫 촬영날도 너무 추웠다. 아무리 얼음물을 먹어도 입김이 사라지지 않았다. CG 처리를 해도 잘 안 될, 이겨낼 수 없는 추위였다”며 “주변에서 ‘겨울에 하는 사극은 상상초월’이라고 하셔서, 시작 전에 그런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제 나름의 준비를 많이 했다. 난생 처음 패딩 바지를 주문해서 한복 안에 입었다. 그 안에 발열 레깅스 3겹도 껴입었고 수면 양말도 3겹을 신었다. 그렇게 무장을 하고 촬영했다”고 첫 사극에 입한 경험을 떠올렸다.
해원은 전형적인 조선의 여인이나, 단아한 외모로 돌직구 발언도 서슴지 않는 신여성에 속하기도. 팩트 폭행을 서슴지 않는 해원은 허색과 케미스트리를 뿜어내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이)해원 캐릭터를 순종적인 여인으로 최종 결정을 하신 것 같다. 해원과 허색의 대사가 빠지고 하녀 알순과의 대화에서도 그녀의 성격이 나타났던 게 제외됐다”며 “그런 몇 몇 장면들이 빠지면서 해원이 조선시대 전형적인 여성으로 비춰진 것 같다. 전면적으로 나서서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하기 보다 상황을 통해 설명하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정소민과 이준호, 최귀화와 예지원, 해원을 짝사랑하는 사대부 도령 유상을 연기한 공명까지 모든 배우들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개봉은 이달 10일./ watc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