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DK E&M)가 첫 주부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최고 시청률 5.4%를 기록,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숨도 안 쉬고 봤다”는 감상이 줄을 이을 정도로 미친 몰입감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 국회의사당이 무너지는 충격적인 오프닝으로 시작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60일, 지정생존자’. 단 2회만에 시청자를 사로잡은 포인트 세 가지를 꼽아봤다.
#1. “진짜 나였으면 어땠을까” 감정 이입을 부르는 리얼리티.
국회의사당이 폭탄 테러에 의해 무너진 그 순간, 박무진과 대통령 비서실장 한주승(허준호)은 강 건너 도로 위에 서 있었다. 그들이 보고 서 있는 한강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풍경이자,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매일 지나는 출퇴근길일 수 있다. 그리고 ‘60일, 지정생존자’는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서 있는 듯한 시선으로 일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테러의 공포와 충격을 소름돋게 전했다. 그런 생생한 현실감이 시청자로 하여금 숨 쉴 틈 없이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게 만들었던 것. 박무진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었다는 공표를 듣는 장면에서는 “진짜 나였으면 멀쩡히 서 있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 “나라면 뛰쳐나가 도망간다”라는 감상이 줄을 이을 만큼 한 인물이 느끼는 혼란과 두려움을 화면 밖까지 섬세하게 전해 시청자들을 휘어잡았다. 이처럼 ‘60일, 지정생존자’는 이제껏 보지 못한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 그 안에 있는 것 같은 리얼리티를 살려내 몰입감을 선사했다.
#2. 앞날을 함께 응원하게 만드는 지진희의 매력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출신에 최연소 장관 타이틀까지, 박무진은 스펙으로만 보면 우리와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일 것 같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 옷처럼 환경부 장관 자리를 버거워하고, 여느 부모처럼 자식의 사춘기에 속상해하는 아버지였다.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자는 대통령의 설득에도 신념을 지키는 정직함과 우직함엔 그를 신뢰하게 됐다. 그래서일까. 박무진이 갑작스런 극적인 변화에 괴로움을 표출하고, 특히 한반도 전쟁의 위기를 간신히 넘긴 뒤 가족사진을 보며 눈물을 터뜨릴 땐, 공감과 연민마저 불러일으켰다. 실수도 하고 자책도 하고, 때론 약한 모습도 보이는 그가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을 갖게 됐다. 그가 어떤 리더로 성장할지, 벌써부터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앞날을 응원하며 계속 지켜보고 싶은 이유였다.
#3. 테러의 배후는 누구인가? 극을 더욱 쫄깃하게 만드는 미스터리
지난 2회에서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의 배후로 북한이 유력하게 지목됐지만, 국정원 대테러 전담반 한나경(강한나)은 “전쟁이든 테러든 북한의 도발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조용해요. 만약 누군가 북한을 의심하도록 일부러 설계한 거라면요”라는 의심을 시작했고, 예측 불가의 전개를 예고했다. 게다가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와 연관이 있는 동영상이 담긴 휴대폰을 누군가 의도적으로 바꿔치기해 그 배후가 누구일지 궁금증이 폭발한 상황. ‘60일, 지정생존자’는 이처럼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라는 하나의 소재에서 출발한 두 줄기의 이야기가 얽히며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 박무진이 자신 앞에 놓인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와 함께 테러의 배후를 추적하는 미스터리가 동시에 전개되며 스릴 넘치는 긴장감으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배가됐다.
‘60일, 지정생존자’ 매주 월, 화 밤 9시30분 tvN 방송. /mk3244@osen.co.kr
[사진] ‘60일, 지정생존자’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