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최귀화(42)는 육갑을 고려시대 왕족 출신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감독님과 육갑을 얘기하면서 전사를 만들고 싶었고, 고려 왕족이라는 출신을 잡았다”고 밝혔다. 최귀화는 ‘뒷모습 나체’로 강렬하게 첫 등장한다.
최귀화는 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기방도령’(감독 남대중, 제공배급 판씨네마・CJ ENM, 제작 브레인샤워・제이와이피픽처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육갑을 연기한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가볍다는 생각을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감독님을 뵈었는데 너무 유쾌하시고 좋은 분이셨다. 감독님의 뵙고 ‘이 분과 하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만난 그 날 바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육갑의 노출 장면이 있어서 걱정을 하긴 했다. 아내에게 상의하니 ‘그러면 하지 말라’고 하더라.(웃음) 근데 안 할 순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현재 그는 슬하에 3남매를 키우고 있다. “제가 감독님에게 ‘노출은 자신이 없다. 감독님과 카메라 감독님만 계시면 해보겠는데 여성 스태프가 있어서 부끄럽다'고 했다. 제가 감독님에게 ‘이 장면이 꼭 필요한 것 같지 않다’고 했는데 ‘아니다. 이 장면은 꼭 있어야 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결국 대역으로 갔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저도 들은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저의 대역분이 전문 누드 모델 배우였다고 하더라. 구하기 어려웠지만 제작진이 오랜 노력 끝에 찾았는데 현장에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촬영이 있는 날 현장에 오셔서 2시간 동안 분장을 하셨다. 저처럼 얼굴 분장에, 온몸 풀칠 분장까지 했다. 저는 상반신만 했는데, 그 분의 안색이 점점 좋지 않았다. 몸에 풀칠을 해서 따갑고 아팠으니까. 제가 대신 ‘죄송하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말이 없으시더라.(웃음) 결국 말 한마디 못 나눴다. 제가 잘못한 것은 없지만 죄송했다.”
이준호, 최귀화와 더불어 연풍각의 주인 난설 역의 예지원, 해원을 짝사랑하는 사대부 도령 유상을 연기한 공명, 허색과 유상의 사랑을 받는 해원 역의 정소민, 해원의 어린 하녀 알순을 연기한 고나희까지 모든 배우들이 시너지를 냈다.
이에 최귀화는 “저도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즐겁고 화목한 현장은 처음이었다.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존중하고 존중 받는 모습이 말로만 듣던 ‘영화 현장’이었다.(웃음)”며 “이런 현장이라면 앞으로도 많이 코믹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tvN 드라마 ‘미생’으로 이름을 알린 최귀화는 2014년부터 ‘부산행’(감독 연상호), ‘터널’(감독 김성훈),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범죄도시’(감독 강윤성), ‘마약왕’(감독 우민호), ‘롱 리브 더 킹’(감독 강윤성) 등 굵직한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택시운전사’와 ‘부산행’이 각각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천만 배우 대열에 입성했다.
최귀화는 이에 “예전엔 시켜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했는데 점점 좋게 봐주셔서 부담이 된다. 한 작품 한 작품 신중하게 해야겠구나 싶다. 본의 아니게 거절하는 작품도 생겨서 적지 않은 오해도 생겼다. 저 혼자 출연을 결정할 순 없다”며 "저는 관객들에게 항상 새로움을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 만약 육갑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다고 해서 또 다시 코믹한, 비슷한 캐릭터를 할 순 없는 것이다”라고 작품 선택 기준을 밝혔다.
“사실 전 인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밖에 나가도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동네 사람도 저를 전혀 모르시고 ‘그냥 동네 아저씨인가 보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혹시 나를 아는데 쑥스러워서 다가서지 못하나?’ 싶었는데 전혀 못알아보신다.(웃음)”/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