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선수들이 첫 경기부터 결승전까지 대회 비하인드 스토리를 대방출했다.
3일 오후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는 U-20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 황태현, 오세훈, 김현우,최준, 이광연 선수가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이날 선수들은 경기를 치르며 느꼈던 심경이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들의 솔직 담백한 입담에 안방극장은 유쾌한 웃음으로 가득찼다.
아르헨티나 전에서 첫 골을 기록한 오세훈은 "골이 들어가는 순간 아무것도 안 들렸다. 강인이한테 달려가니까. 그제서야 소리나고 실감이 나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다른 선수들은 의아해하며 "들릴텐데. 관중이 많아서 안 들릴 수 가 없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또한 오세훈은 어시스트를 기록한 이강인이 용돈을 요구했다며 "용돈 없냐, 맛있는 거 안 사주냐고 생색내더라"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세네갈 전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VAR로 두 번째 기회를 얻은 오세훈은 "못 넣은 줄 알고 아쉬워하고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VAR로 기회를 다시 얻었다. 이걸 넣으면 영웅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이광연은 "제가 오세훈이 자신이 없어보이길래 골키퍼는 양쪽으로 뛸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가운데로 차라고 조언했다. 경기가 끝나고 제가 인터뷰에서 살짝 이야기 했는데 왜 이야기했냐고 하더라"고 폭로했다. 오세훈은 "그 영향도 있었지만 원래 가운데로 차려고 했다"고 받아쳐 폭소케 했다.
뛰어난 활약에 '빛광연'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광연은 에콰도르 전 마지막 선방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전반전에는 잠잠하더라. 제 활약도 없고. 오늘 건질 것 없이 그냥 가겠구나 했는데 마지막에 이 친구들이 기회를 주더라. 얼씨구 하고 막았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황태현은 결승전이 가장 힘들었다며 "그때 온도가 34도까지 올라갔다. 전반전에는 햇빛쪽에서 경기를 해서 후반전에서는 말을 하면 정신이 흐려질 정도였다"고 전했다. 김현우는 "제 실수로 실점을 했다. 악플도 많이 받았다. 반응이 확 바뀌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이광연은 "코치님들이 고생했다는 얘기를 해주셨을 때 울컥했는데 선수들을 보니까 이 선수들과도 마지막이구나 싶어서 많이 울었다. 그런데 강인이가 대회 잘해줬고 은메달도 잘한거니까 시상식은 웃으면서 올라가자고 해서 눈물을 멈췄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또한 결승전 패인 중 하나가 체리주스 때문이었다고 밝힌 이광연은 "대회 때 체리주스가 근육 회복과 숙면에 도움이 되더라. 그런데 결승 이틀 전에 체리 주스를 못 구해서 체리 열매를 먹었는데 효과가 없더라. 심리적인 것인지 모르겠는데 효과가 없었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선수들의 끈끈한 팀워크의 비결은 정정용 감독이었다. 선수들은 "식사시간에는 휴대폰을 안하고 선수들끼리 30분간 이야기를 했다. 훈련 외에는 선수들끼리 이야기할 시간이 없는데 식사시간 만큼은 서로 대화를 많이해서 이것 때문에 더욱 단단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황태현은 "골 넣고 주목받는 스타플레이어 보다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고 오세훈은 "경기장 안에서도 희생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김현우는 "수비수가 유럽에서 뛰는 경우가 많이 없다. 제가 나가있는데 제가 더 잘해서 대한민국 수비하면 김현우가 떠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고, 최준은 "이용 선수처럼 프로리그에서 그런 쪽으로 화제가 되고 싶다"는 엉뚱한 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광연은 "키 작은 선수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키 작은 골키퍼도 해외 무대에서 떳떳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