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에 이어) 지난 5월 8일 첫 방송된 OCN ‘구해줘2’(극본 서주연, 연출 이권)는 궁지에 몰린 마을을 구원하겠다는 헛된 믿음, 그 믿음에 대적하는 미친 꼴통의 나홀로 구원기를 담았다.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맞춰 첫사랑을 구하기 위한 뜨거운 촌놈들의 좌충우돌 고군분투기 시즌1의 프리퀄이다.
김민철로 분한 엄태구는 첫 주연 타이틀인데도 액션이면 액션, 코믹이면 코믹 모든 연기를 섭렵했다. 초반에는 춤까지 췄는데 수줍음 많은 엄태구로서는 웬만한 액션 연기보다 어려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엄태구는 16화 동안 미친 꼴통 김민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신뢰도를 높였다.
그는 “원작이 애니메이션 ‘사이비’인데 생동감 있게 그려져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부담감과 걱정이 컸다. 하지만 원작 생각 없이 하나의 작품과 캐릭터로 접근했다. 김민철이 너무 막나가고 왈가닥인 미친 꼴통인데 밉지 않게 보였으면 했다. 재밌는 부분이나 따뜻함 순수함 같은 걸 보여드리면서 왈가닥을 하면 좀 덜 밉상으로 보이지 않을까 감독님과 얘기하며 잡아갔다. 가볍게 때론 무겁게, 감독님 덕분에 이렇게 저렇게 해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구치소에서 춤추는 건 연기 인생 첫 시도였다. 춤 추는 장면이 있는 줄 몰랐다. 춤을 못 추는데 흥에 겨운 걸 몸으로 표현해 달라고 하셨다. 친구들이랑 노래방에서 추는 춤을 췄다. 그 상황이 되니까 할 때 만큼은 즐겼다. 재밌었다. 저질러 보니까 재밌는 부분이 있더라. 낯을 심하게 가리는 편이다.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땐 이야기 많이 하지만 현장에서는 불필요할 정도로 낯을 가리니 고치고 싶다. 연기할 때 장애물이 되니까. 지금도 그 과정을 깨면서 유연해지는 과정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엄태구의 이런 수줍음 많은 내성적인 성격이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다. 수컷 향기 가득한 비주얼에 허스키한 저음 보이스가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내지만 살짝 미소 지으며 쑥스럽게 웃는 그에게서 팔색조 매력이 느껴진다. 나영석 PD가 애정할 만한 예능 캐릭턱가 여기 있다.
엄태구는 “예능 출연이라니 이 말주변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기회가 주어진다면(웃음). 나PD님은 아직 뵌 적이 없어서. 다만 연기적으로 이번에 ‘구해줘2’ 같은 센 캐릭터를 했으니 자연적으로 몸은 반대적인 캐릭터를 찾게 되더라. 가벼운 로코물도 올해 개봉할 듯 하다. 이 목소리로 로코도 가능하다”고 미소 지었다.
그의 말처럼 엄태구의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허스키한 목소리다. 연관검색어에 ‘엄태구 목소리’가 있을 정도. 엄태구는 “‘구해줘2’ 시작 전부터 목소리가 숙제였다. 전달력이 떨어지고 웅얼거리는 부분이 있으니까. 고치려고 하고 있고 앞으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그래서 평소에 성경책을 또박또박 읽고 있다. 저도 교회를 다니니까 이번 작품을 통해 진짜 믿음이 뭘까 생각하게 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구해줘2’랑 다른 색깔의 멜로를 해 보고 싶다. 그때 당시엔 힘들긴 하지만 이상의 매력이 있다. 이번 작품은 제게 감사하고 지금껏 찍은 것 중에 여운이 가장 오래 남는 작품이다. 연기 잘한다는 수식어가 제일 듣기 좋다. 인생캐라는 반응도 감사하다. 큰 목표 없이 지금해야하는 작품들 열심히 준비해서 잘 해내겠다. 결혼 생각도 많지만 연애를 해야 하는데. 아직 여자 친구는 없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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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프레인TPC, O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