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시언이 생일 기념으로 일본 여행을 떠났다가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있다. 평소라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일이지만, 지금 시국에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이시언은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마스 도착. 버스 타고 시작. 고마스 후쿠이 생일 기념 여행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생일"이라는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이시언은 이날 생일을 맞았고, 이를 자축하기 위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글이 게재된 직후만 해도, 이시언은 해당 게시물의 댓글을 통해 많은 팬의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시언의 게시물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그의 여행을 둘러싼 논란이 촉발됐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사실상 경제 보복에 나선 가운데, 공인인 이시언이 일본 여행을 장려하는 듯한 글을 남긴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24일 일본 업체가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한국 기업에 수출할 때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제재에 들어갔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명백한 경제 보복"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뿐 아니라 맞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양국 관계가 일촉즉발에 놓인 시점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일본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일어나는 중에 이시언이 일본 여행 인증샷을 올린 것. 결국 국내 반일감정과 겹쳐지며 그를 향한 본격적인 비판이 시작됐다.
그리고 4일 오전, 이시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또 일본 여행과 관련된 글과 사진을 올렸다. 그는 "미나미 부모님께 너무나 감사 말씀드립니다! 새식구 송우미 애기 너무 귀여워. 건강하게만 자라주렴! 깜짝 생일 파티도 감사드립니다. 진우도 더 대박나렴 파이팅! 국제부부 송진우 미나미 딸 송우미. 미나미 집 앞에서 한 컷! 송우미 탄생 축하해!"라고 전했다.
해당 게시물은 이시언을 향한 비판 여론을 더욱 증폭시켰다. 이미 일본 여행에 대한 지적이 있었음에도 일본 여행 관련 사진을 올린 의도에 관심이 집중됐다.
네티즌 간에는 해당 논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일본 여행 게시물을 재차 올린 것은 경솔한 처사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송진우 미나미 부부의 초대를 받고 일본을 찾은 것뿐인데 무엇이 문제냐는 의견도 등장했다.
결국 이시언은 논란을 의식한 듯 두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하지만 이 역시 네티즌들의 분노를 자아낼 뿐이었다. 이미 적절한 타이밍을 놓친 탓이었다.
다만 이시언이 일부러 반일감정을 자극하고자 했을 리는 만무하다. 그저 그는 평소 일본을 좋아했고, 동료 배우가 일본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생일에 일본 여행을 떠났을 뿐이다. 결국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은 한일 간 정치적 이슈와 이로 인해 들끓는 여론을 인지하지 못한 이시언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시언이 시류와 여론을 전혀 읽지 못하고 또 한차례 관련 게시물을 올렸고 언급 없이 모든 게시물을 삭제하면서, 그의 무지는 결국 '경솔'이 되고 말았다. '대배우' 이시언의 경솔한 행동이 씁쓸함을 자아낸다.
/notglasse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