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치는 것보다 볼넷 얻기가 더 어려운 투수.'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독야청청’ 빛나는 류현진(LA 다저스)은 뛰어난 제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류현진의 볼삼비(삼진/볼넷)는 역대급 수치를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16경기(103이닝)에서 탈삼진 94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단 7개만 허용했다. 삼진/볼넷 수치가 13.42다. 2014년 필 휴즈가 세운 역대 기록인 11.63(186탈삼진/16볼넷)을 뛰어넘는 수치다. 휴즈가 자신의 트위터에 “내 기록은 남겨달라”고 농담 섞인 트윗을 올릴 정도.
대부분 투수들은 홈런 허용 숫자보다 볼넷이 많기 마련이다. 그런데 류현진은 현재까지 홈런보다 볼넷을 더 적게 허용하고 있는 진기한 투수다.
류현진은 103이닝을 던져 홈런은 10개, 볼넷은 7개 허용했다. 올해 류현진의 제구력은 상대 타자들이 홈런을 치는 것보다 볼넷을 얻는 것이 더 힘든 수준이다. 류현진은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볼넷을 내주느니 차라리 홈런을 맞는 게 낫다라는 조언을 들어왔다”고 했다. 카운트가 3볼이 되어도 정교한 제구로 상대 타자를 범타로 유도한다.
10피홈런, 7볼넷은 진기한 숫자다. 지난 2년간 규정 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에서 홈런보다 볼넷이 적은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2016년 제이크 톰린(당시 클리블랜드)이 174이닝을 던지며 36피홈런 20볼넷을 기록했다. 홈런을 너무 많이 맞는 바람에 볼넷보다 홈런이 더 많아진 경우다.
올해 아메리칸리그의 J.A. 햅(뉴욕 양키스)이 84⅓이닝을 던지며 20피홈런 19볼넷, 마이크 리크(시애틀)가 114⅔이닝을 던지며 23피홈런 17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피홈런보다 볼넷이 적지만, 톰린 사례처럼 피홈런 숫자가 너무 많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볼넷이 한 자리 숫자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LA 지역 매체는 류현진이 어쩌다 볼넷을 내주면, 류현진의 ‘볼넷리스트’를 업데이트하며 소개한다. 가장 최신 버전은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헤수스 아귈라(밀워키), 브라이언 도지어(워싱턴), 유지노 수아레즈(신시내티), 토드 프레이지어(뉴욕 메츠),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라이언 맥마혼(콜로라도) 7명이다.
한편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오전 10시 10분 샌디에이고 상대로 시즌 10승에 도전한다. 다저스는 최근 샌디에이고 상대로 18승 6패로 강했다. 류현진도 샌디에이고 상대로 통산 10경기 7승 1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좋았다. 특히 올해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8경기 6승 무패 평균자책점 0.94를 '언터처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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