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마스터가 흔들렸던 것일까. 하지만 실속은 완전히 챙겼다. 류현진(LA 다저스)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의 테마는 ‘실속’이었다.
류현진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9구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0승(2패)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완벽한 ‘제구 마스터’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43(94탈삼진/7볼넷)이라는 경이적인 탈삼진/볼넷 비율을 기록 중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올 시즌 류현진의 볼넷 허용이 보기 드문 일인만큼, 류현진을 상대로.볼넷을 얻어낸 타자들을 직접 기록해놓기도 한다. 그만큼 류현진의 올 시즌 제구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올 시즌 처음으로 볼넷 3개의 볼넷을 내줬다. 마지막으로 3볼넷 이상 허용 경기는 지난해 4월 22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워싱턴을 상대로 당시 7이닝 2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만큼 류현진에게 볼넷 2개를 넘어 3개는 더욱 낯선 광경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2회초 1사 1루에서 윌 마이어스, 4회초 2사 후 이안 킨슬러에 볼넷을 허용했고, 6회초 선두타자 매니 마차도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런데 제구 마스터가 흔들린 것일까. 전혀 아니다. 류현진은 이날 더욱 정교하게 제구를 하려고 했을 뿐이었다. 보더라인을 지배하려던 욕심이 컸을 분이다. 대신 더욱 공격적으로 타자를 압박했다. 볼넷 기록이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었지만 류현진은 최소 실점으로 최대한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게 목적이었기에 개의치 않았고 흔들리지 않았다.
2회 첫 볼넷 이후 1사 1,2루에서 킨슬러를 상대로 다시 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고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1루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그리고 4회 2사 후 킨슬러에 볼넷을 내줬지만 오스틴 헤지스를 초구에 2루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그리고 6회초 선두타자 마차도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프란밀 레예스를 상대로 2S의 카운트를 선점한 뒤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해 주자들을 삭제했다. 그리고 렌프로를 유격수 빗맞은 직선타로 돌려세워 3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볼넷을 허용한 이닝인 2회, 5회, 6회의 투구 수는 18개, 10개, 11개로 볼넷을 허용한 것치고는 많지 않았다. 그만큼 류현진의 볼넷 허용 이후 대처 능력을 비롯한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은 이날 결국 시즌 첫 볼넷 3개라는 아쉬운 기록을 남겼지만, 퀄리티 스타트를 통해 팀 승리의 최소한의 요건을 만들며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다했다.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10승을 스스로 일궜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