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감정이 연예계로 번졌다. 배우 이시언부터 김의성까지 일본 관련 SNS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지난 1일 일본 정부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와 에칭가스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통제 방침을 발표했다. 모두 한국 핵심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소재들이었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판결에 대해 일종의 '경제 보복' 조치가 벌어진 상황. 국내 전반에 걸쳐 반일 정서가 치솟았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항의의 의미로 시위를 하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도 확산됐다.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출신의 연예인들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문화 역시 한국과 일본 양국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가운데 이시언은 3일 개인 SNS에 일본을 방문한 게시물을 남겼다가 "이 시국에 일본 여행이냐"는 거센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논란이 커지자 이시언은 게시물을 삭제했다. 또한 소속사는 이시언의 일본 방문이 단순한 여행이 아닌 배우 송우진과 일본인 아내 미나미의 초대를 받은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이시언을 향한 비판이 너무 예민한 반응이라는 옹호론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 이시언이 일본에 방문한 것과 이를 SNS를 통해 공개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은 계속됐다.
그런가 하면 김의성도 4일 개인 SNS에 "아베가 날뛰는데 왜 사나를 퇴출시키나. 토착 왜구를 쫓아내야지"라는 글을 게재하고, "아무튼 사나는 건드리지 마라"라는 댓글을 달며 화제를 모았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경제 보복과 문화는 별개라는 소신 발언이라고 동조했고, 사나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논란이 일기 전까지 이시언과 김의성 등은 모두 대중에게서 호감을 얻은 배우들이었다. 이시언은 안정적인 연기로 조연에서 주연으로 발돋움하고 있었고, '나 혼자 산다'와 같은 예능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와 친근함까지 쌓았다.
김의성은 선 굵은 악역 연기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했고,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진행을 맡는 등 정치적 소신을 거리낌 없이 밝히며 호평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거세진 반일 정서 앞에 두 배우가 걸어온 발자취는 뒷전이 됐다. 일본이 '경제 보복'을 넘어 대중문화예술계에서도 한국 연예인들의 활동에 제약을 걸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일본 출신 연예인의 활동을 제약하거나 관련 언급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