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 윤시윤의 소년에서부터 악귀가 되기까지 화려한 변천사가 눈에 띈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 김승호)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를 그린 드라마이다. 지난주 동학농민혁명 역사상 가장 큰 전투로 기록된 우금티(우금치) 전투가 시작되며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윤시윤은 드라마 시작부터 설레는 사극 비주얼을 뽐내며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중인 계급이지만 악행을 일삼으면서 부를 축적한 아버지 덕에 일본 유학까지 갔다 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엘리트 백이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백이현은 누구보다 고매한 인품을 가졌다. 서자인 형에게도, 형의 어머니에게도 예를 다하며 계급없는 만민 평등을 몸소 실현해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녹였다. 특히 형인 조정석과의 가슴 아픈 브로맨스로 농도 깊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했다.
이렇게 소년과 같이 희었던 윤시윤이 흑화하기 시작했다. 뛰어넘을 수 없는 계급으로 인해 누구보다 믿었던 스승에게 배신을 당했고 그는 그렇게 야수로 변했다. 본인의 혹독한 삶을 받아들인 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총을 들었고 이전과는 극명하게 다른 보습을 선보였다.
윤시윤의 흑화는 강렬했다. 살기 위해 산을 구르고 강을 건너며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누구보다강인해졌고 누구보다 차가워진 그는 결국 살기어린 눈빛으로 사람들에게 망설임 없이 총을 겨누며 드라마의 위기를 조성하는 인물이 되었다.
윤시윤의 강렬한 존재감은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더해졌다. 조선의 개화를 위해 일본편에 섰고 백이현이란 이름을 버리고 ‘오니(도깨비)’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스스로 상투를 자르고 한복을 벗어 던진 모습에서 서늘한 기운을 뿜어냈다.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격동의 조선에서 누구보다 가슴 아픈 변화를 겪은 백이현을 섬세하게 그려나간 윤시윤. 지난 5일 ‘녹두꽃’ 41,42회를 통해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을 보여주며 그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BS ‘녹두꽃’ 43,44회는 내일(6일) 오후 10시 방송된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