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열음과 ‘정글의 법칙’을 둘러싼 멸종 위기 대왕조개 채취 논란이 일주일째로 접어들었다. 이열음에게는 격려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는 반면 ‘정글의 법칙’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늘어가고 있다.
문제는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서 시작됐다. 이번 ‘정글의 법칙’은 ‘로스트 아일랜드’ 편으로, 낯선 태국 원시 섬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병만족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열음은 이날 방송에서 해양 탐사를 하던 중 대왕조개를 채취했다. 채취에 성공한 이열음은 “잘할 수 있을까 망설였는데 기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급자족 생존’을 바탕으로 하는 ‘정글의 법칙’은 그동안 수렵 생활을 통해 먹을 것을 얻어왔다. 하지만 수렵 대상이 현지에서 멸종 위기로 보호 받고 있는 대왕조개라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해당 장면이 SNS 등을 타고 퍼지면서 논란이 되자 ‘정글의 법칙’ 측은 “대왕조개 채취와 관련해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향후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국 국립공원 측은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핫차오마이 국립공원 측은 “문제의 여배우를 국립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우리는 고발을 철회하지 않겠다. 여배우가 태국에 없더라도 경찰을 통해 찾아낼 것”이라고 강하게 밝혔다.
멸종 위기에 처해 보호를 받고 있는 대왕조개를 채취할 경우 최대 2만 바트(약 76만원)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이열음 측은 OSEN에 “태국 당국으로부터 이열음 고발 관련해 전달 받은 내용이 없다. 확인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열음과 ‘정글의 법칙’의 이름은 지난 주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뜨겁게 달궜다. 일주일 전 방송된 내용이었지만 논란은 뜨거웠고, ‘정글의 법칙’ 측은 해당 동영상 클립 등을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가운데 태국 현지 매체들에 의해 ‘정글의 법칙’ 측이 촬영 전 태국 정부에 보낸 공문이 공개됐다. 공문에 따르면 ‘정글의 법칙’ 측은 ‘태국에서 사냥하는 모습을 찍거나 방송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정글의 법칙’ 측이 내놓은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정글의 법칙’은 거짓 해명 논란까지 더해져 더 큰 비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정글의 법칙’ 시청자 게시판은 제작진의 부주의와 거짓 해명을 비판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로 가득한다. 시청자들은 논란이 커지고, 이열음이 뭇매를 맞는 상황에서 아무런 후속 조치를 하지 않는 제작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을 넘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를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번 논란은 부주의하고 무책임한 제작진 탓이라고 주장하며 ‘정글의 법칙’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정글의 법칙’ 팬들은 “제작진의 안일한 시각에서 비롯된 무책임한 행동들이 배우 한 사람에게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야기했으며, 향후 태국 당국으로부터 소환돼 처벌 받을 위기에 놓여있다”며 “이미 이전에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켜 구설에 오른 적 있는 ‘정글의 법칙’은 더 이상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는 예능 프로그램이 되었으므로, 폐지하는 것이 지극히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엄중한 판단을 내리길 강력히 촉구하는 바”라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논란 속에도 ‘정글의 법칙’은 이렇다 할 사과 없이 방송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하락했다. 지난 6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 시청률은 8.9%(닐슨코리아 기준)으로, 지난달 29일 방송(10.1%)보다 1.2%p 하락한 수치다.
‘정글의 법칙’ 측은 아직도 이렇다 할 추가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글의 법칙’ 측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지금, 이열음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글의 법칙’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논란 속에서 후속 조치로 어떤 입장을 밝힐까. 뭇매를 맞고 있는 이열음을 위해서, 그동안 사랑해준 시청자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시점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