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전 SBS 앵커가 '몰래 카메라' 파문을 빚으며 퇴사했다. 진행을 맡았던 '시사전망대'까지 폐지되며 곳곳에서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SBS 관계자는 8일 OSEN에 "오늘(8일) 김성준 전 앵커의 사직서가 수리됐다"며 김성준 전 앵커의 '몰래 카메라' 파문에 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논란은 이날 오전, 한 매체가 김성준 전 앵커가 '몰래 카메라' 관련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하며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성준 전 앵커는 3일 밤 11시 55분께 서울 지하철 영등포구청 역에서 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에 있던 시민이 범행을 목격하고 피해자에게 사실을 알리며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김성준 전 앵커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휴대전화에서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이 발견되며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영등포경찰서 측은 OSEN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김성준 전 앵커에 관한 내용은 현재 수사 중"이라고 인정했다.
김성준 전 앵커의 논란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1991년 SBS에 입사해 보도국 기자를 거쳐 앵커, 보도본부장까지 역임한 김성준 전 앵커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SBS 메인 뉴스인 '8 뉴스' 메인 앵커로 활약했고, 2013년 제40회 한국방송대상 앵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2016년 다시 '8 뉴스' 메인 앵커로 나서며 SBS 보도국의 얼굴로 거듭났다.
그러나 2017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대선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기에 SBS '8 뉴스'에서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에 대한 오보가 등장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김성준 전 앵커는 당시 보도본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직위와 '8 뉴스' 메인 앵커에서 물러났다. 이후 그는 같은 해 8월부터 SBS 논설위원을 맡아 재직했다.
또한 김성준 전 앵커는 지난해 9월부터는 SBS 라디오 러브FM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이하 '시사전망대')를 진행하며 청취자들을 만나왔다. 그는 사건 당일까지도 '시사전망대'를 진행했다.
체포 직후인 4일과 5일에는 라디오를 진행할 수 없던 상황. '시사전망대' 측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성준 전 앵커의 개인 사정으로 4일과 5일에는 '정치쇼' 이재익 PD가 대신 진행한다고 짧게 설명했다.
그러나 김성준 전 앵커의 흔적은 빠르게 지워졌다. 당초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였던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서도 그의 이름과 얼굴이 빠진 '시사전망대'만 남았다.
이에 김성준 전 앵커의 혐의가 뒤늦게 드러나자 '시사전망대'도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SBS는 "오늘 '시사전망대'까지 이재익 PD가 진행하게 됐다"며 "오늘 방송에서도 이재익 PD가 말하기는 했는데 '시사전망대'는 오늘까지만 방송하게 됐다. 후속으로는 '한낮의 BGM'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이 7월 한 달 간 임시 편성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SBS 보도국의 얼굴로 대중의 신망을 받던 김성준 전 앵커가 어느 때보다 불명예스럽게 퇴장한 모양새다. 빠르게 사라지는 그의 흔적들 가운데 수사 결과에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