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대통령 권한대행 지진희가 정치인들의 계산법에 놀아나고 말았다.
9일 전파를 탄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연출 유종선/ 극본 김태희)’ 4회에서 국회의사당 테러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처음으로 생존자가 발견됐다. 무소속 오영석 의원(이준혁 분)이 주인공. 박무진(지진희 분)은 더 많은 생존자를 기대했지만 정수정(최윤영 분)은 “오영석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유일한 생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무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높아져갔다. 차기 대통령 주자 5위권에 든 것. 비서실 선임 행정관 차영진(손석구 분)은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관련 기획 기사를 준비 중이라고 알렸지만 박무진은 “그런 기사는 불편하다. 전 60일 뒤 학교로 돌아갈 거다.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게 불편하다. 이런 기사는 옳은 일이 아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에 차영진은 “청와대가 언론사에 편집권을 휘두르는 걸로 보일 수 있다. 지금 대행님의 언행은 청와대의 정치적 선택이 된다. 대행님 의사와 관계없이. 언론은 대행님을 대선 주자로 언급할 거다. 저는 환영이다. 대행님의 리더십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거니까. 그건 강력한 국정 운영 원동력이다”라고 강조했다.
그 순간 청와대에 정전이 발생했다. 전산망이 복귀되는 상황을 이용해 방화벽이 열렸는데 정보 유출이 아니라 누군가 동영상을 남겨두고 갔다. 차영진은 “대행님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 시작될 듯하다. 권한대행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영상을 본 박무진도 근심에 빠졌다.
영상에 북한군 관계자가 등장한 이유에서다. 그는 “북남수뇌회담 제안하면서 뒤로는 미국과 연합해 핵 전쟁을 일으키려는 남조선을 심판한다. 우리 공화국과 조선인민들을 농락하지 말라. 우린 핵무력이 있다. 조선반도를 피바다로 만들지 말라. 조선인민공화국 만세”라고 말했다. 이를 본 합참의장 이관묵(최재성 분)은 “북한이 자백하는 것 아닌가. 국회의사당 테러가 본인들 소행이라고”라고 말했다.
박무진은 국가정보원 대테러 팀장 정한모(김주헌 분)에게 동영상의 진위부터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는 정수정에게 “내가 틀린 것 아닐까. 잠수함 떄도 보길 모현지구 때에도. 돌이킬 수 없잖아요 저 자리”라며 버거운 표정을 지었다.
한편 서울시장 강상구(안내상 분)와 선진공화당 대표 윤찬경(배종옥 분)은 장례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강상구는 “7일장을 해야 한다. 국가장에 국상이다. 충분한 애도 시간을 줘야 한다. 안 그러면 마음에 병난다”고 했고 윤찬경은 “5일장이면 된다. 그 국가장은 법률로 5일장이다. 곳간이 비는데 언제까지 곡만할 수 없다. 국민 통합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테러로 사망한 전 대통령의 동정 여론을 표로 가져가려는 셈들이었다. 윤찬경은 “제가 7일장으로 양보하겠다. 하지만 장례위원장은 내가 하겠다. 추도사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사람이 맡아야 한다. 오영석 의원이 어떨까 싶다. 그는 그 자체로 메시지다. 시련을 이겨낸 용기, 불굴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국가정보원 대테러 팀 분석관 한나경(강한나 분)은 생존자 오영석을 만나 테러 당시를 물었다. 오영석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것도요”라면서도 “동료 의원들과 자리에 앉아서 대통령님 시정연설을 듣고 있었다. 야당이 보이콧을 해서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그리고 .. 그 뒤로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온 세상이 날 놀리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는 것도, 나 혼자 살아남았다는 것도”라고 말했다.
한나경은 “참사 이후 하루하루 간절하게 기다렸다. 제발 살아서 돌아와주길. 한 번도 믿어본 적 없는 기적을 바라면서. 기적의 주인공이 되신 것”이라고 위로했다. 오영석은 “전 모두 잃었다. 꿈을 심어준 선배들, 마음을 줬던 동료들, 가족보다 오랜 시간 함께 보낸 의원실 식구들. 그날 대한민국은 국회의사당을 잃었지만 난 나와 함께 꿈꿔 온 모든 사람들을 잃었다. 그래도 내가 살아남은 걸 기뻐해야 하는 겁니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정한모는 “명예준은 북측의 숙청에 불만을 품고 캄보디아로 넘어간 거다. 명예준 뒤에 북한 말고 다른 배후가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무진은 “캄보디아에 우리 의사를 전달하라. 다만 승인 없이 움직이지 마라. 국가안보를 위해 명예준을 잡고 싶지만 국가안보를 위해 캄보디아로 군 병력을 이동시킬 수 없다. 국군통수권자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반대하는 합참의장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관묵은 “패전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지휘관이 제일 무능하다. 그런 지휘관이 박 대행”이라고 못마땅해했다.
한나경은 오영석의 진술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테러 발생 직전 1분 35초 동안의 CCTV 영상이 없어진 것. 한나경은 후배에게 “다른 사람한텐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기적이 어떻게 같은 사람한테 두 번이나 일어날 수 있냐”며 당시 오영석이 있었다고 진술한 쪽을 찍던 희생자 휴대전화를 해킹하라고 했다.
윤찬경은 청와대 전산망이 뚫렸다는 걸 알게 됐다. 박무진은 “비밀을 공유한다면 윤 대표도 쉽게 유출 못할 거다. 정직은 내 정치적 선택”이라며 윤찬경에게 “지금 상황에서 테러범에 대한 무분별한 공포는 불필요하다”고 동영상의 존재를 털어놨다. 윤찬경은 “나라면 외부의 적을 이용했을 거다. 공포와 두려움이 클수록 사람들은 권력에 복종할 거다. 전쟁이 아닌 위기 아닌가”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는 기밀을 유지해 달라는 박무진의 부탁에도 청와대 출입 기자 우신영(오혜원 분)에게 이를 귀띔했다. 우신영은 동영상을 빌미로 청와대 대변인 김남욱(이무생 분)에게 박무진 단독 인터뷰를 부탁했다. 박무진은 “내가 한 선택에 책임지겠다”며 생방송 인터뷰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 모두 생방송 뉴스 인터뷰를 하게 된 박무진을 걱정했다. 차영진은 “아직도 정직이 정치적 선택이라 생각하십니까? 여기서 정직은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 약점이 된다. 윤찬경 대표가 대행님을 곤경에 빠뜨린 것처럼”이라고 설명했다.
우신영은 생방송을 진행하며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 물었고 박무진은 "공직자로서 차기 대권을 운운하는 건 옳지 못한다.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우신영은 "언론의 검증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테러 당일 아침 환경부장관직에서 해임됐다고 들었다. 그게 사실인가. 그렇다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겠나. 해임 사실을 인정하나"라고 기습 질문을 던졌다.
박무진은 쉽게 답하지 못했고 비서진 역시 당황했다. TV를 지켜보던 윤찬경과 강상구, 오영석은 비릿하게 웃었다. 비서진은 답하지 말고 부정하라 했지만 박무진은 "사실입니다"라고 답하고 말았다.
그 시각 한나경은 테러 당시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됐다. 오영석이 자신이 말한 것과 달리 현장에 없었던 것. 한나경은 “기적이 아니었어. 오영석 의원은 알고 있었다. 국회의사당이 폭파될 것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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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0일 지정생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