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리나가 박용근과의 애틋한 결혼 생활을 공개했다.
9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는 가수 채리나의 연예계 25년 여정과 위기의 순간에 찾아온 박용근과의 운명 같은 사랑을 담아냈다.
90년대 댄스가요계를 주름잡았던 원조 걸크러쉬 가수 채리나. 1995년 룰라 2집 '날개 잃은 천사'로 데뷔, 단숨에 1위를 거머쥐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룰라는 활동 기간 동안 공중파 가요 프로그램에서 총 49회의 1위를 수상, 각종 연말 시상식을 휩쓸며 국민 댄스그룹으로 등극했다.
전 국민을 춤추게 했던 룰라의 트레이드마크 ‘엉덩이 춤’은 룰라의 막내, 열다섯 채리나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데뷔 전 언더그라운드에서 알아주는 춤꾼이었던 채리나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현진영은 "여자가 소화하기 힘든 동작들은 리나가 조금 연습하면 한다. 그렇게 춤추는 아이로 소문이 이미 룰라 데뷔 전부터 쭉 나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상민은 "채리나씨가 우리랑 나이 차이는 좀 있어도 춤 실력은 우리보다 훨씬 나을 수 있으니까 멤버로 끌여들여보자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채리나는 과거 인기에 대해 "그때는 정말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도 못 느꼈을 정도였다. 항상 바쁘니까 무대에 올라가서 노래하고 집에 내려주면 자고 그랬는데 이대에서 액세서리 열심히 보고 있는데 웅성웅성해서 보니까 시커멓게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어서 '아 인기 되게 많은가보다' 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10년 동안 채리나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최근 뷰티 사업에 도전한 채리나는 회사 직원들과 끊임없이 회의를 하며 모든 상품에 대해 꼼꼼하게 분석했다.
채리나는 "사업 실패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성공적인 길로 가고 싶은 욕심에 더 꼼꼼하게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채리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도 "20대 초반에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하고 요식업도 해보고 의류 사업도 했다. 의류사업 빼고 나머지는 잘 안 됐다.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남한테 싫은 소리 듣고 싶지 않다. 힘든 일이 많았고, 가족에게 피해를 준 것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채리나와 남편 박용근의 러브스토리도 공개됐다. 채리나의 팬이었던 야구선수 박용근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그저 누나 동생 사이였던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한 사고였다. 지인을 만나러 갔던 박용근이 취객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진 것. 의료진이 박용근이 깨어날 확률은 기적에 가깝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채리나는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박용근 곁을 지키며 밤낮으로 간호했다. 식음을 전폐하고, 눈물로 기도했던 채리나 덕이었을까, 박용근은 간의 40%를 절제하는 큰 수술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일어났고, 서로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사람은 상처를 보듬으며 연인이 되었다.
4년 동안 서로의 곁을 지켜온 채리나와 박용근은 2016년 부부가 되었다. 채리나는 "결혼과 동시에 잊혀졌던 사고가 다시 기사화되어 피해자들에게 상처 줄 것을 우려해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용인에 마련한 신혼집에서 채리나의 부모님과 함께 사는 부부는 웃음 그칠 날이 없다. 한 구단의 코치로 일하고 있는 박용근의 직업 특성상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지만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박용근은 쉬는 날이면 장모님을 대신해 집안일을 도맡아하고, 채리나가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일들도 세심하게 해결하는 든든한 사위이자 남편이었다.
채리나는 임신을 준비 중이었다. "우선 자연적으로 할 수 있는 확률이 너무 낮아서 시험관을 해야 될 것 같아서 준비해놓은 상태다. 제 꿈에 그리는 상황이 반려견과 아이가 같이 마당에서 노는 모습이 저한테는 너무 로망이다"라고 말했다.
결혼 3년차, 채리나는 박용근에 대해 "이 친구를 안 만났으면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세주같은 사람이다. 세상에 이렇게 자상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 나이 차이는 있지만 때로는 오빠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rookeroo@osen.co.kr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