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꿈이 없어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등장한 청소년들이 예상 못한 현실적인 답변으로 어른들의 경종을 울렸다.
9일 밤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5회는 '균형(Balance)'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이에 '유퀴즈' MC 유재석과 조세호는 서울 여의도 일대를 누비며 유퀴저를 찾아다녔다.
유재석과 조세호는 여의도 공원과 한강 일대를 누비며 점심 시간에 바깥으로 나온 시민들을 물색했다. 취직 후 퇴직한 20대 여성, 여의도에서 투자 회사를 운영 중인 30대 사업가 등 다양한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점심 시간이 지나자 한강은 물론 여의도 공원까지 텅 비었다. 모두 회사와 근무지로 돌아가 버린 것. 이에 유재석과 조세호는 여의도 근처 학교들을 물색하며 하교하는 학생들과 토크를 시도했다.
이 가운데 한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이 두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시종일관 아이답지 않고 담담한 태도를 보인 남학생은 '국민MC' 유재석을 알아보고도 시크한 태도를 보여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이 남학생은 퀴즈를 맞히면 상금 100만 원이라는 말에도 "저 100만 원 괜찮은데. 돈 필요 없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에 남학생은 퀴즈 대신 조세호가 들고 있던 상품 가방에서 전기 면도기를 뽑았고, "아빠에게 선물하겠다"며 쿨하게 자리를 떠났다.
뒤이어 등장한 중학교 1학년 여학생 2명은 유재석과 조세호를 모두 알아보고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두 학생은 앞선 학생들의 외면 이후 상처받았던 유재석과 조세호에게 관심을 보이며 퀴즈에 응했다.
그러나 해맑은 두 학생의 표정과 달리 중학생들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학생들은 "중학생이 되니 별로다", "시험이 너무 많다"고 털어놨다. 유재석이 "중학생이 돼서 좋은 점은 없냐"고 묻자, "아침마다 옷을 안 골라도 된다"고 간신히 답했을 정도.
특히 한 학생은 "애들이 꿈이 없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학생은 "친구들도 다 항상 학원에 다니고 여유가 없다"며 시험에 쫓기듯 불안한 사춘기의 심경을 토로했다. 시험 없는 자율학기제를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혼란스럽다는 것.
그렇기에 두 학생은 "어떤 어른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하고 싶은 게 있는 어른, 삶의 목적이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사춘기의 기로에서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청소년의 진정성이 담긴 대답이었다.
결국 이날 '유퀴즈'가 만난 학생들은 퀴즈를 맞추거나 이렇다 할 선물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100만원의 상금도 마다하고, 꿈과 삶의 목적을 생각하는 해맑은 모습으로 강한 울림을 남겼다. 길거리에서 날것의 토크를 시도하는 '유퀴즈'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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