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팅 때는 제가 다 반대했습니다. (중략). 연기 동영상을 보고 마음을 바꿨죠". '레벨업'의 PD가 배우 성훈, 한보름, 차선우를 반전 있는 섭외 비화를 직접 밝혔다.
10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에서 드라맥스, MBN 새 수목드라마 '레벨업'(극본 김동규, 연출 김상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작품을 연출한 김상우 PD와 출연 배우 성훈, 한보름, 차선우, 강별, 데니안 등이 참석했다.
'레벨업'은 회생률 100%의 구조조정 전문가 안단테(성훈 분)와 부도난 게임 회사를 살릴 신작 출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신연화(한보름 분)의 로맨스를 그린 '로코(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뉴얼(새 얼간이)', '로이 방' 등의 애칭까지 얻으며 사랑받은 성훈이 OCN '애타는 로맨스' 이후 2년 만에 선택한 새 드라마다.
여기에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악녀 고유라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한보름이 처음으로 주연에 도전한다. 또한 tvN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배우로 인정받은 차선우가 오는 30일 육군 현역 입대 전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에 '레벨업'은 화려한 출연진 면면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김상우 PD는 "작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작품을 기획해 올해 초부터 준비해 3월 9일에 촬영을 시작했다"며 "3개월에 걸쳐 62회 차라는 시간을 갖고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 개인적으로는 축구 게임을 62번 한 것 같은 감회가 있다"고 비유한 뒤 "제작진이 만든 축구장 같은 경기장에서 좋은 선수들이 아주 재미있게 62번의 게임을 즐겁게 마쳐서 개인적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연출 소감을 털어놨다.
그는 작품에 대해 "깊이감이 있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자부하기도 했다. "초반에 저희 드라마는 무거운 느낌이 많이 있었다"고 고백한 그는 "제작진과 함께 대본 수정을 통해서 여러분이 보실 결과물을 만들었다"며 "저도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면서 매번 고민하는 건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였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상우 PD는 "실제로 로맨틱 코미디가 많은 방송사가 만드는 장르다. 저희가 결과적으로 찾은 건 '새로운 것보다는 다른 것을 만들자'였다"며 "밝음과 어두움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이 자리에 앉은 배우들이 어두운 내면과 드라마가 가져가야 할 밝은 면을 공존하게 능수능란한 연기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마디로 우리 배우들이 각자의 외연과 내면을 갖고 놀이터에서 정말 즐겁게 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인간적인 면들이 정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저도 지인들한테 이야기하지만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를 볼 때와 다른 느낌을 받게 될 거라고 했다. 그런 방향성에서 봐주시면 여러분도 드라마를 굉장히 재미있게 봐주실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신뢰와 자신감을 갖기까지 확신만 있던 것은 아니다. 특히 김상우 PD는 "제가 성훈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성훈 씨를 몰랐다. 차선우 씨와 한보름 씨의 첫 미팅 이후에 저는 두 사람의 출연을 반대했다. 비화니까, 지났으니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밝혀 좌중을 놀라게 했다.
이어 김상우 PD는 "제 스타일 자체가 연기자들을 만날 때 사전 정보를 갖고 가지 않는다. 대신 만나면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소통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일단 성훈 씨는 굉장히 어려운 자리였는데 굉장히 많이 먹었다. 이렇게 많이 먹는 사람을 그때 처음 봤다. 저희 제작진 사이에서 농담으로 '이 정도 고기를 먹고 갔는데 출연 안 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가볍게 음식을 먹고 술 한 잔 하면서 성훈 씨와 여러 얘기를 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매력 있는 친구였다. 개인적으로 성훈이라는 연기자와 같은 배를 탈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며 성훈의 섭외 비화를 털어놨다.
또한 김상우 PD는 "한보름, 차선우 연기자에 대해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만났고 간단한 미팅을 가졌다. 저는 주연 배우들과는 따로 오디션을 진행하지 않는다. 간단한 미팅을 갖는데 첫 미팅에서 두 사람 다 반대했다. 대신 제가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시간을 끌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두 사람의 연기 동영상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제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많은 연기자들이 본인을 캐릭터에 맞추려고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자신의 모습에 캐릭터를 맞추려고 했다. 그래서 곧바로 고뇌의 시간을 마치고 두 사람으로 가겠다고 결정했고 그 결정은 촬영 내내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성훈, 한보름, 차선우에 대한 김상우 PD의 믿음이 '레벨업'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될까. PD의 불신을 확신으로 바꾼 세 사람의 결과물에 귀추가 주목된다. '레벨업' 첫 방송은 오늘(10일) 밤 11시에 전파를 탄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