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17년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을 수 있을까.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2호 법정에서 유승준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취소 소송의 상고심 재판 선고기일이 진행된다.
유승준은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이후 2015년 입국을 위해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사증발급 거부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모두 유승준의 입국을 허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유승준이 입국해 방송 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들 사이에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유승준은 당시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의 해석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추가 증거 자료를 제출하겠다. 해외에 거주 중인 유승준의 입장을 영상을 통해 재판부에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전하며 한국 입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대법 역시 정부가 비자발급 거부 사실을 유승준의 아버지에게 전화로 알린 것이 '행정처분은 문서로 해야 한다'는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것인지, 유승준의 무기한 입국 금지 조치가 위법인지 등을 판단할 예정이다.
반면 여전히 유승준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차가운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5일 C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1명에게 유승준의 입국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p포인트)한 결과 국민 10명 중 7명이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가운데 유승준은 국내 활동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음원사이트를 통해 '어나더 데이'를 발표하고 "제발 되돌리고 싶어 더 늦기전에" 등의 후회를 담은 가사를 선보였다. 과연 유승준이 17년만에 한국에 올 수 있을지, 아니면 영원히 한국에 올 수 없을지 대법원 선고에 이목이 집중된다. /misskim32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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