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정이 데뷔 16년 만에 첫 예능에 도전한다. '양날의 검'일 수도 있는 예능을, 그것도 데뷔 16년 만에 출연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MBC에브리원 새 예능 프로그램 '세빌리아의 이발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이민정, 정채연, 에릭, 앤디, 김광규가 참석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경력 53년의 이발 장인과 대한민국 최고의 헤어 디자이너가 연예인들과 함께 스페인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다수의 해외 로케 예능의 홍수 속 K뷰티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간 해외에서 음식점을 영업하는 포맷은 많았지만, 이발소와 미용실 운영은 국내에서도 드물었던 소재였던 것이 사실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이민정이 데뷔한 이래로 처음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이기 때문. 이에 이민정이 프로그램에 임한 각오 역시 남달랐다.
이민정은 "데뷔 후 첫 리얼리티 예능을 하게 돼서, 상당히 떨리고 부담감도 있었다. 같이 간 멤버분들이 정말 도움이 됐고, 신화창조(신화 팬덤명)분 덕을 되게 많이 봤다. 덕분에 오는 길도 편했다. 즐겁게 예능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민정은 청담동 톱 헤어 디자이너 수현, 정채연과 함께 스페인에서 미용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평소 트렌디하기로 소문난 세 사람이 스페인 현지에서도 K뷰티를 전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동호 PD는 이민정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방송 중에도 나올텐데 이민정 씨가 평소에도 스타일에 관심이 많으시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섭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갖 궂은 일을 다 하셨다. 실제로 촬영장에서 보며 깜짝 놀랐다. 성격 자체가 털털하고 매력적"이라며 이민정을 칭찬했다.
이민정이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첫 출연 예능으로 택하게 된 것은 '운명'이었다. 이민정은 "프로그램 출연을 처음 제안 받고, 그날 저녁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그때 친구가 촬영 장소인 세비야가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하더라. 너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친구가 세비야는 정말 아름답고 아랍의 느낌도 있다고 하더라. 이 얘기를 듣고 한 번 더 출연을 생각하게 됐다"며 "운명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민정은 첫 예능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자칫하면 배우 이미지를 잃고, 향후 작품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 이에 이민정은 "예능이 사실 쉽게 다가가기에는 배우에게는 좀 어렵게 느껴진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세빌리아의 이발사' 출연을 확정짓게 된 이유에 대해 "저도 잘할 수 있는 스타일링을 하면서 저라는 사람이 비쳐지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제가 헤어 전열 기구를 되게 잘 다루는 편이고, 주변 지인들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해줬다"고 밝혔다.
이민정이 예능에 첫 발을 디딘 만큼, 향후 남편 이병헌과의 동반 예능 출연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이민정은 "같이 예능에 출연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배우에게 예능이란 양날의 검"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민정은 첫 예능 도전에서 만만찮은 고초를 겪었다고. 밤 8시가 지나도 해가 지지 않는 세비야에서 출연진들은 극한 노동을 해야만 했다.
이민정은 "실제로 일하는 시간이 굉장히 길어서 서비스를 하시는 분들의 고충을 느끼고 왔다. 판매를 하시거나 서서 일하셔야 하는 분들이 있지 않나"라며 "저랑 채연이랑 밤에 종아리가 손에 만져지지 않을 정도로 부었더라. 남편이 '재미있냐'고 물었을 때 '정말 힘들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이민정의 첫 예능 도전기가 그려질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11일 오후 10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notglasse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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