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따귀'에 '주스 폭포'까지, 모두 한 남자의 손에서 탄생했다. 방송가에 길이 남은 명장면을 남긴 김흥동 PD가 '모두 다 쿵따리'로 돌아온다.
1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에서 MBC 새 아침드라마 '모두 다 쿵따리' 제작발표회가 치러졌다. 이 자리에는 배우 박시은, 김호진, 이보희, 강석정, 서혜진과 연출을 맡은 김흥동 PD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 다 쿵따리'는 미국에 입양 후 처음 오게 된 고향 쿵따리 마을에 정착하게 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시골 적응기를 그린 드라마다. 2018년 4월 종영한 '역류' 이후 1년 3개월에 부활한 MBC 아침드라마인 데다가, 2년 만에 컴백하는 배우 박시은과 김호진의 새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드라마는 김흥동 PDD의 새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가 '모두 다 김치'의 '김치 따귀', '사랑했나 봐'의 '주스 폭포' 등 두고두고 회자되는 장면을 만든 바 있기 때문. 이에 '모두 다 쿵따리'에서도 그 이상의 장면이 나올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는 터다.
이와 관련 김흥동 PD는 "기존 일일연속극과 다르게 배경이 농촌이다. '막장'이라기보다는 '휴먼 코미디’가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보실 수 있는 짜릿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 요즘에 각박한 세상을 살면서 출세, 명예, 돈만 밝히고 TV를 보면 수많은 사건, 사고가 있다. 그런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웃고 인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준비했다. 이번엔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명장면 때문에 회자되고 있긴 한데 제가 사극도 했고 다른 것도 잘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김치 따귀, 주스 폭포 등으로 인해 주목받는 심경을 재치 있게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드라마에 연출적으로 가장 큰 방점을 둔 것은 '평범하고 돈이 많지 않지만 행복한 것은 무엇일까. 값싼 것일수록 훨씬 더 값어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흥동 PD는 "3월에 촬영장에 처음 갔을 때 얼음이 얼어 있었다. 그걸 보고 상상했다. 이곳에 꽃이 피고, 파란 이파리가 나고, 노란 들녘에서 익은 벼가 흔들리면 어떨까 궁금했다. 좋은 장소를 고른 것 같다. 사계절, 추수를 하고 깎아진 벼에 눈이 내릴 때까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에 명장면은 그런 자연이 아닐까 싶다"고 자부했다.
그는 "도시 속에서 각박하게 사는 우리한테 힐링을 줄 수 있는 시원한 풍경, 그 속에서 평범하지만 서로를 위해서 조금씩 신경 쓰는 사람들이 명장면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흥동 PD는 "그렇다고 밋밋하진 않다. 아침에 숟가락을 집어던질 만큼의 극성과 '김치 싸대기'와 '주스 폭포'를 능가하는 오물 씬들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비료에 처박힌다던가 하는 등 숨어있는, 아니 대놓고 명장면들이 거의 회마다 나올 거다. 절대로 놓치지 마시고 매일 봐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김흥동 PD인 만큼 배우들의 기대감도 컸다. 박시은은 "'사랑했나 봐'로 감독님을 뵙고 7년 만에 뵌다. 감독님이 하자고 하셨을 때 역할이 뭔지, 작품이 뭔지 묻지도 않고 출연한다고 했다. 시놉을 받고 나서야 역할이 뭐냐고 물어봤다. 그만큼 제가 신뢰하는 감독님이고 어떻게 찍는지 너무 잘 알고 감독님이 얼마나 많은 장면을 남기셨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했고 너무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호진은 "'모두 다 김치' 이후 거의 6년 만에 감독님과 촬영한다. 촬영했을 때 굉장히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생각이 많이 있던 사람이다. 늘 작품에 들어가실 때마다 '이번에 나랑 같이 할 거 없을까?'라는 생각에 그런 섭섭함도 있던 시간이 6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제가 더 아쉬움이 많았던 감독이고 같이 하는 게 기대됐기 때문에 캐스팅 제의를 해주셨을 때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만큼 긴장도 많이 했다. 그리고 이상하게 믿어주는 사람한테 더 잘하고 싶은 감정 때문에 매 씬, 열심히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호진은 "'모두 다 김치' 이후에 감독님이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하셨다. '모두 다 김치' 시즌2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그런데 그게 인연인 된 건지 '모두 다 쿵따리'라는 제목으로 다시 한번 따뜻하고 흥미진진한 우리가 생각하는 드라마와 다르게 새로운 게 보이는 시즌2가 이뤄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많이 된다. 원하시는 대로 많이 도와드리면서 제 욕심도 찾고 싶다. 이번에 각오는 2년 만에 하는 것 말고도 나름대로 감격도 있고, 30년 넘게 배우를 했는데도 이번 작품이 유독 설레고 긴장도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깊은 신뢰에 김흥동 PD는 "주연 배우 분들이 다들 긴장하고 있다. 잘못하면 묻힐까 봐. 그만큼 모두가 잘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또한 "6년, 7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박시은, 김호진 두 배우가 세월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대로라, 저도 그때로 돌아간 마음으로 그때의 열정과 그때의 체력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모두 다 쿵따리'가 다시 한번 '김치 따귀', '주스 폭포' 등을 잇는 명장면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극 중 쿵따리의 사계절이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16일 오전 7시 50분 첫 방송.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