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반갑다. 저스틴 헤일리(삼성)가 모처럼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해냈다.
기대 이하의 투구로 퇴출 위기에 놓였던 헤일리는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반전투를 선보였다. 6이닝 4피안타 5볼넷 10탈삼진 1실점(비자책). 직구 최고 147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5월 11일 대구 롯데전(7⅓이닝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1자책)) 이후 61일 만에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또한 4월 12일 대구 KT전 이후 90일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 및 비자책점 투구를 선보였다.
헤일리는 2-1로 앞선 7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 장필준이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6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렇다고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반등 가능성을 선보이며 다음 등판을 기대케 했다.
헤일리는 3~4월 6경기에 등판해 1승 2패에 그쳤지만 평균 자책점 2.59를 기록하는 등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또한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는 등 삼성이 기대하는 이닝이터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아쉽게도 헤일리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5월 2승 2패(평균 자책점 6.10), 6월 2승 2패(평균 자책점 9.00)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구속도 눈에 띄게 줄어 들었고 조기 강판이 잦아지면서 계투진 과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헤일리는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교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삼성은 대체 선수를 물색하는 등 대책을 준비 중이다.
모처럼 외국인 선발 특급의 위용을 발휘한 헤일리. 이날 경기를 계기로 후반기 반등의 주역이 될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