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정에게 미모보다 돋보이는 매력이 있었다니.
그녀가 데뷔 후 첫 고정 예능프로그램으로 나선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숨겨졌던 끼와 매력을 발산했다. 남편인 이병헌만 알고 있었다는 게 야속할 지경이다.
11일 오후 첫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스타들이 스페인으로 떠나 현지에서 미용실 및 이발소를 운영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스페인에서 이민정과 가수 정채연, 헤어디자이너가 미용실을 운영했고 그룹 신화 에릭과 앤디, 배우 김광규, 그리고 이발사 이남열 선생이 이발소를 맡았다.
이민정이 일명 ‘민사장’으로 나선 가운데 데뷔 이후 처음으로 소탈하고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민정은 남편 이병헌에 대해 “이 프로그램을 처음에 얘기했을 때 재밌을 것 같다고 하더라. 근데 실제로 일을 하는 시간이 굉장히 길어서 제가 서비스를 하시는 분들의 고충을 느끼고 왔다”며 “남편이 ‘재밌냐’고 물어봤는데 '정말 힘들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이민정의 말마따나 스페인의 미용실에 안착하기까지 그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이민정은 수현 디자이너와 11년 지기로 친구이자 가족 같은 사이라고 소개했다. 이발소 팀의 사장은 에릭이고 직원은 앤디와 김광규. 그리고 이남열 선생이 이발소의 든든한 수장으로 나섰다. 그의 이발 경력은 53년인데, 이에 에릭이 “이 프로그램을 한 게 선생님 때문이다. 평생 한 분야에 집중한 장인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국 10일 전 이민정과 정채연이 첫 만남을 가졌다. 정채연은 이민정을 보자마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목구비가 너무 뚜렷하고 예쁘다”고 칭찬했다. 이민정도 정채연에게 “만난 것도 운명인데 잘해보자”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에릭과 앤디, 김광규는 이남열의 이발소를 찾아 기술을 전수 받았다. 이남열은 “면도 기술을 배우는데 기본기만 3년이 걸린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에릭은 “우리가 스페인에서 3년을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혀를 내둘렀다.
먼저 이남열은 세 제자에게 머리 감기기 기술을 가르쳤다. 이남열은 앤디의 머리를 비누로 감겼고 식초물로 마무리했다.
스페인에 당도한 7명. 미용실팀은 현지 사장의 딸을 첫 손님으로 받아 미용을 시작했다. 샴푸를 담당한 정채연은 서툰 실력이었으나, 수현의 도움을 받아 금세 발전했다. 이민정은 영어를 구사하며 현지인들과 쉽게 소통했다.
그런가 하면 이발소팀도 현지 이발소에 도착, 먼저 이남열 선생이 현지 이발소 사장의 이발을 해줬다. 에릭과 앤디는 이발과 면도에 더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남열은 물뿌리개와 식초물 등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그는 현지 사장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이민정, 에릭, 김광규, 정채연, 앤디 등 신선한 조합이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이민정의 면모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스페인에서 영업을 해나갈 그녀의 기지가 어떠할지 기대된다./ watch@osen.co.kr
[사진] ‘세빌리아의 이발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