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의 채무 불이행이 드러났지만 오히려 '별개'라는 응원이 쇄도한다. 누구의 '딸'이 아닌 '배우'로 자신의 길을 걸어온 김혜수 이야기다.
지난 10일 김혜수의 어머니가 지인들에게 13억 원을 빌리고 수년째 갚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불거졌다. 모친이 김혜수의 유명세를 이용해 돈을 빌렸고, 지인들도 모친이 아닌 '김혜수'를 고려해 돈을 빌려줬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논란의 화살이 김혜수에게로 향했다.
그러나 김혜수 측은 전혀 다른 입장을 밝혔다. 김혜수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박성철 변호인은 "김혜수의 어머니는 십수 년 전부터 많은 금전적인 문제를 일으켜 왔다"며 "어머니가 벌인 일과 관련해 김혜수는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관여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뿐만 아니라 어떤 이익을 얻은 바가 없는데도 어머니를 대신해 변제 책임을 떠안아 왔다"고 피력했다.
또한 11일 방송된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는 김대오 연예전문기자가 김혜수의 불우한 과거사를 밝혔다. "김혜수가 어머니 문제 때문에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진 적이 많았다"고 한 것.
그는 "기사에 실리지 않은 내용도 많다"며 "실제로 지난 2012년 당시 거의 모든 재산으로 어머니 채무를 변제해줬다"고 했다. 또한 "서민에게는 '32평?'이란 반응도 있겠지만, 마포에서 허름한 32평짜리 아파트에서 월세를 산 적도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김대오 연예전문기자는 "여성 연예인들이 이런 일에 많이 휩싸인다. 채무자들이 아무 상관없는 촬영장까지 와서 촬영을 방해하고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며 자신 역시 '돈 좀 받아달라'고 말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과 증언이 계속되자 대중의 여론은 김혜수를 향한 비판 대신 동정으로 변했다. 그도 그럴 것이, 1986년 영화 '깜보'를 통해 일찌감치 데뷔한 김혜수다. 다양한 영화,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족적을 남기며 대체불가능한 배우로 자리매김한 그인 만큼 대중의 신망은 두터웠다.
더욱이 폭로 내용대로 수년째 채무를 변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김혜수는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필모그래피를 보여줬다. '차이나타운', '미옥', '국가부도의 날' 등 대부분의 작품이 김혜수라는 배우의 연기로나 사회적 이슈를 다룬 메시지 측면에서나 다각도로 의미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또한 김혜수는 텀블러 사용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 이슈에 동참하며 스타로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배우 김혜수가 걸어온 뚝심 있는 길이 그를 향한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모양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은 누구의 '딸'이 아닌 '배우' 김혜수를 보고 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