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사생활 들추기는 그만..무관심이 최고의 배려 [Oh!쎈 레터]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7.12 19: 50

배우 김혜수 모친의 '13억 빚투' 사건이 터지고, 그의 가정사가 3일 내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다들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놀라움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지만, 계속 사생활이 언급되고 들춰질수록 루머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김혜수의 어머니가 2011년 경기도 양평 타운하우스 개발 사업을 이유로 지인 7명~8명에게 약 13억 원 가량의 돈을 빌렸으나, 수년째 채무를 불이행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7~8명 중에는 국회 상임위원장을 지낸 현역 여당 국회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친의 전체 채무액은 13억 5천만 원이며, 미납한 세금도 2억 원에 달한다고.
해당 보도가 나가자마자, 대형 포털사이트에는 곧바로 김혜수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그의 어머니를 향한 관심이 폭발했다. 김혜수는 아역으로 데뷔해 30년 넘게 대중의 곁에서 활동한 배우이고, 지금까지 성실한 이미지로 큰 논란이 없었기에 이번 '13억 빚투'가 더욱 충격을 안겼다. 

지난 5월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19 제 55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됐다.배우 김혜수가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rumi@osen.co.kr

김혜수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의 박성철 변호사는 "김혜수의 어머니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많은 금전문제를 일으켜 왔다. 김혜수는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관여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이익을 얻은 바가 없는데도 어머니를 대신해 변제책임을 떠안아 왔다. 2012년경, 김혜수는 당시 전 재산으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어머니 빚을 다시 부담하면서 어머니와 커다란 불화를 겪었다"며 전후 사정을 밝혔다. 
알고 보니, 김혜수는 어머니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못하고, 금전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도왔지만 어느 순간 상식 수준을 넘어서면서 화해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금전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관계를 끊게 됐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모친의 금전 문제는 지속됐다. 
배우 김혜수가 서울 신사동 모스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AHC 신제품 런칭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jpnews@osen.co.kr
박성철 변호사는 "8년 가까이 연락이 끊긴 어머니가 혼자 행한 일들을 김혜수가 알 수는 없다. 무조건 책임을 떠안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오래 견디며 김혜수가 얻은 결론이다. 문제의 책임은 김혜수가 아닌 당사자인 어머니에게 있다. 그 책임은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끝까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김혜수가 어머니를 대신해 법적 책임을 질 근거는 없다고 확인된다. 어머니가 한 일 때문에 소송을 당하기도 했으나 김혜수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수년간 어머니와 연관된 일들로 끊이지 않는 고통을 받아온 김혜수의 개인사가 허위사실과 뒤섞여 유포되지 않도록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위법한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에 대해선 부득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마지막까지 합당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향후 본인의 명의를 도용해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여기에 지난 11일 YTN 라디오를 통해 김혜수가 2012년 거의 모든 재산으로 어머니의 채무를 변제해줬다는 사실이 추가로 공개됐다. 그러면서 서울 마포에 있는 허름한 32평짜리 아파트에서 월세를 살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일반 서민에게는 32평 아파트가 크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30년 넘게 배우로 활동하면서 톱스타 자리를 지킨 김혜수에게 '32평 월세 아파트'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김혜수와 관련된 '모친의 13억 빚투' 사건은 비난과 악플이 아닌 유난히 응원의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어머니)가 끝까지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예인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때 더 빛나고, 그 힘으로 존재의 의미를 드러내는 직업이지만, 때론 무관심이 그 연예인에게 최고의 배려이자 응원이 될 때도 있다. 지금의 김혜수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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