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 조정석과 윤시윤, 이복형제의 재회가 예고됐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 연출 신경수 김승호)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정현민 작가의 메시지는 125년을 뛰어넘어 2019년 안방극장까지 뜨거운 울림으로 물들였고, 배우들의 열연은 시청자 가슴에 사무치도록 깊이 있게 와 닿았다. 그 중심에 백이강(조정석 분), 백이현(윤시윤 분) 이복형제와 역사적 인물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 분)이 있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녹두꽃’ 45~46회에서 백이강은 송자인(한예리 분)의 도움을 받아 한양으로 압송되는 전봉준과 만났다. 의원으로 변장해 전봉준 곁에 선 백이강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설사 전봉준이 죽더라도 의병들의 계속 굳은 의지로 싸움을 이어나갈 것임을. 먼 발치서 지켜보던 별동대 대원들은 ‘인즉천’ 깃발을 흔들며 전봉준을 배웅했다.
이어 백이강은 전봉준을 밀고한 김경천(박지환 분)을 찾아갔다. 앞서 김경천은 전봉준을 밀고한 대가를 받고자 찾아간 곳에서 오니(도깨비)가 된 백이현을 보고 충격에 도망친 상황.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한 채 불안감과 고통에 시달리던 김경천은 별동대 대원들에게 목숨만은 살려달라며 애원했다. 그러나 배신자의 최후는 처참했다. 결국 김경천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백이현은 자신의 행동과 신념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백이현은 조선에 개화의 빛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 오니(도깨비)가 되어 일본 곁에 섰다. 그는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어떻게든 조선을 개화하고자 했다. 수많은 의병들이 사망한 우금티(우금치) 전투도, 떨치고 일어서기 위해 감수해야 할 몸부림이라고 애써 자신을 설득했다. 그러나 일본은 검은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백이현의 의문에 뿌리를 박은 것은 한양으로 압송되기 전 마주한 전봉준과의 대화였다. 전봉준은 백이현을 향해 일본에게 속은 것이라 일갈했다. 그렇게 고뇌가 깊어진 가운데 시간은 흘렀고 백이현은 고부의 신관 사또로 임명돼 돌아갔다. 비슷한 시기, 백이강은 부상 입은 별동대 대원을 데리고 황명심(박규영 분) 집으로 몸을 피했다. 형제가 나고 자란 고부에서 재회할 것이 예고된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큰 울림을 선사한 것은 전봉준의 사형 선고다. 전봉준은 사형이 선고되는 순간까지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그의 곁을 지킨 최경선(민성욱 분)과 다른 의병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눈으로 직접 전봉준의 재판을 목격한 송자인은 전봉준의 마지막을, 모두가 기억할 수 있도록 남기기 위해 사진사를 데리고 왔다.
송자인의 부탁에 전봉준은 사진기를 바라봤다. 1894년 조선을 사는 수많은 민초들이, 훗날 이 땅을 살아갈 수많은 사람들이 슬퍼하지 말고 이 아픈 역사와 뜨거운 저항정신을 똑똑히 기억할 수 있도록. 전봉준이 사진을 촬영한 순간, 화면은 실제 역사 속 전봉준의 사진으로 교차됐다. ‘녹두꽃’이 왜 기념비적 드라마인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125년 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사자후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민중역사극 ‘녹두꽃’. 과연 백이강 백이현 이복형제의 재회는 어떤 운명을 불러올 것인지, 전봉준의 사형 장면은 또 어떤 울림을 선사할지, 기념비적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녹두꽃’ 최종회는 오늘(13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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