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델루나’는 스타 작가 홍자매의 작품에 아이유와 여진구의 호흡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높은 관심 만큼 첫 방송은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다잡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치명적인 척한 ‘호텔델루나’다. 2회에도 안방 시청자들을 변함없이 끌어당길 수 있을까?
13일 첫 방송된 tvN 토일 드라마 ‘호텔델루나(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오충환)’에서 장만월(이지은 분)은 “내가 죽인 사람들 내가 책임지려 한다”며 마고신(서이숙 분)에게 달의 객잔의 위치를 물었다. 마고신은 “죽은 자들만 갈 수 있는 곳이다. 구천을 떠도는 망자들이 쉬는 객잔”이라고 설명했지만 장만월은 “죽은 자들만 가는 곳이면 난 지금 당장 죽을 수 있다. 이제 버릴 수 있는 게 목숨 뿐”이라며 칼을 자신의 목에 댔다.
알고 보니 장만월이 있던 그 주막 같은 곳이 달의 객잔이었다. 마고신은 “모두 죽이고 악귀가 되어 내 발로 달의 객잔을 찾아온 건가. 자기 연민에 빠진 가엾은 인간아. 죄값을 치르거라”고 말했고 장만월이 휘두른 칼은 큰 나무에 박혔다. 이후 그곳은 호텔 델루나가 됐고 장만월은 자신의 죗값을 씻기 위해 그곳의 주인이 됐다.
구찬성(여진구 분)의 아버지 구현모(오지호 분)는 피를 흘린 채 달아나다 호텔 델루나에 들어가고 말았다. 하지만 산 사람이 들어가서 장만월의 눈에 띄면 죽게 되는 것. 심지어 구현모는 꽃을 따다가 장만월에게 들키고 말았다. 장만월은 살려주는 대신 20년 뒤 구현모의 아들 구찬성을 데리고 오겠다고 협박했다. 구현모는 이 제안을 받았고 병원에서 다시 살아났다.
20년이 흘러 구찬성은 엘리트 호텔리어로 성장했다. 그러나 해마다 생일선물로 달맞이꽃을 보내는 장만월 때문에 두려움에 떨었다. 아버지가 얘기해줬던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자 혼란에 빠졌고 급기야 지하철에서 장만월을 만났다. 게다가 장만월은 구찬성에게 귀신을 보는 눈까지 선물했다. 구찬성은 눈 없는 귀신에게 쫓기며 도망갔다.
그리고 그런 그를 장만월이 구했다. 구찬성은 “정말 신기한 건 당신이다. 얼핏 보면 사람 같은데 죽은 게 맞느냐”고 물었다. 장만월은 “난 아직 죽은 게 아니다. 죽지 않고 그냥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구찬성은 “난 그냥 당신이 내 눈 앞에서만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장만월이 앙심을 품은 이(김원해 분)가 찌른 칼에 맞았다. 그는 구찬성에게 “도망 가고 싶으면 지금 가라. 지금 뒤돌아서 그대로 가면 그 때부터 바라는 대로 나는 사라진다”고 알렸다. 구찬성은 도망친 듯했지만 리어카를 끌고 와 장만월을 도왔다. 장만월은 “넌 참 연약하구나. 다시 돌아와준 네가 아주 마음에 들어”라고 말했다.
그 순간 장만월을 찔렀던 이는 가루가 돼 사라졌고 장만월은 멀쩡하고 차갑게 “넌 내가 널 포기해줄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이제 도망가면 널 죽일 거야”라고 구찬성을 압박했다. 장만월과 끝나지 않는 인연에 구찬성은 혼란스러워했다.
귀신들이 모이는 호텔, 아름답지만 괴팍한 호텔 사장, 엘리트 호텔리어 인간, 이들의 눈부시지만 오싹한 인연 스토리는 분명 흥미로운 소재다. 그래서 ‘호텔델루나’ 1회는 가구 평균 7.3%, 최고 8.7%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을 찍으며 압도적인 화제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tvN ‘도깨비’ 등에서 익숙했던 요소들이 스토리 전개 곳곳에서 엿보였기 때문. 전작들마다 유사성 논란에 휩싸였던 홍자매 작가의 작품이라 시청자들이 더욱 깐깐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긴 하지만 묘한 기시감을 지울 수 없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여주인공 아이유의 연기 역시 또다시 호불호 반응을 낳고 있다. 특유의 도도하고 차가운 캐릭터 연기를 펼쳤는데 낮은 목소리에 눈만 싸늘하게 뜰 뿐 무게감이 부족하다는 쓴소리가 들린다. KBS 2TV ‘프로듀사’의 신디, tvN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에 이어 장만월까지 다른 듯 비슷한 연기가 시청자들을 오롯이 만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홍자매와 아이유라는 스타 파워로 무장한 ‘호텔델루나’는 치명적인 '척' 아우라를 뿜어내며 안방에 오픈했다. 시청률 면에서는 성공적이지만 평가는 엇갈리고 있는 상황. 쓴소리를 응원으로 돌려세울 수 있을지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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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텔 델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