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의 입국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록 5일 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스티븐 유(유승준) 입국금지 다시 해주세요. 국민 대다수의 형평성에 맞지 않고 자괴감이 듭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16일 오후 6시 기준 약 20만 7천 명을 돌파했다.
청원 작성자는 "스티브유의 입국 거부에 대한 파기 환송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보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극도로 분노했다. 무엇이 바로 서야 되는지 혼란이 온다"라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병역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한 사람으로서, 한 사람의 돈 잘 벌고 잘 사는 유명인의 가치를 수 천만 명 병역 의무자들의 애국심과 바꾸는 이런 판결이 맞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라고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 국민은 대한민국의 의무를 지는 사람만이 국민이고, 그 의무를 지게 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런 대한민국을 상대로 기만한 유승준에게 시간이 지나 계속 조르면 해주는 그런 허접한 나라에 목숨 바쳐서 의무를 다한 국군 장병들은 국민도 아니냐"라고 분노를 표현하며 대법원 판결을 강하게 비판해 시선을 모았다.
끝으로 청원 작성자는 "그렇게 따지면 이완용도 매국노라고 부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이완용도 따지고 보면 자기 안위를 위한 선택이었을 테니까"라면서 "대한민국을 기만하는 것, 대한민국 국민을 기만하는 것, 대한민국 헌법을 기만하는 것. 크나큰 위법이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11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유승준에게 내려진 비자 발급 거부 조치가 위법이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 유승준으로서는 해당 사건에 대해 다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작은 희망이 생긴 셈이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병무청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정성득 병무청 부대변인은 "우리는 그를 스티브유라고 부른다"면서 "병무청에서는 금번 대법원 판결과 별개로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를 방지하기 위해 국적제도, 출입국제도, 재외동포제도의 개선을 통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강구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못을 박았다.
무엇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바라보는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인 상황.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입국을 반대하는 청원이 여러 개 등장했으며, 그중 하나는 등록 5일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로써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는 30일 이내에 해당 청원에 대한 답을 내놓게 됐으며, 이는 단순히 한 스타의 입국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병역 의무와 관련된 문제이기에 전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유승준은 지난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이후 그는 지난 2015년 입국을 위해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사증발급 거부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유승준의 입국을 허락할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라고 밝혔다. / nahe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