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보라(25)는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드라마 ‘SKY 캐슬’을 통해 높은 인기를 얻게 됐지만 여전히 달라진 건 없었다. 소위 ‘배우병’ ‘연예인병’이 없다고 할까. 연기에 대한 열정과 애정도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이제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보라는 데뷔한 지 햇수로 16년차. 대작보다 소규모 작품에 더 관심이 많고 흥미를 느끼는 배우. 이제 25살인 김보라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김보라는 17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달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굿바이 썸머’(감독 박주영, 배급 인디스토리, 제작 이에스픽처스・인디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영화는 시한부 인생이지만 현재가 가장 중요한 고등학생 현재(정제원 분)와 다가올 미래가 더 고민인 수민(김보라 분)의 뜨거운 여름날을 그린 로맨스.
김보라는 “이 영화가 세 번째인데 세 작품이 모두 (느낌이) 달랐다. 그렇다고 부담이 되진 않았던 게, 극중 인물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라고 말했다.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그녀는 “저는 단편영화와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다. 작년 여름에 이 영화의 오디션을 봤는데, 소속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셔서 하게 됐다. 오디션 합격 후 이 영화를 먼저 찍었고, 찍던 와중에 교복을 입은 채 ‘스카이 캐슬’의 오디션을 봤다”고 말했다.
김보라는 그간 여러 장편 상업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비교적 규모가 작은 영화 ‘삼례’(2015), ‘보고싶다’(2015), ’소년, 소녀를 만나다’(2016)에서는 주연을 맡았다.
김보라는 이어 “결이 다른 드라마와 영화지만 해석하는 데 어렵진 않았다. 감독님이 어렵게, 깊게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감독님이 ‘10대는 경험이 많지 않으니 깊은 감정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다. 고등학생으로서 대학, 공부, 미래만 생각을 했던 거 같다”고 캐릭터를 해석하고 연기를 펼친 방향을 전했다. 김보라는 고등학생 시절, 촬영이 있는 날에도 열심히 등교하긴 했지만 학업에 충실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김보라는 “22살 쯤에 ‘삼례’를 찍고 나서 독립 단편 영화의 매력을 느꼈다. 짧은 회차 안에 (영화가)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한 받지 않고 말하기 때문”이라고 독립 단편 작품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를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연예 활동해서인지 ‘애어른’ 같은 면모도 지닌 김보라.
지난 2004년 드라마로 데뷔해 여러 작품을 통해 현장 경험을 쌓았고, 단단한 연기력을 쌓아올린 그녀는 순수하고 말간 얼굴이었다.
올해로 25살, 20대 중반이지만 그녀는 아직도 교복이 잘 어울린다. 이에 김보라는 “앳된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까, 성인 역할을 하기엔 뭔가 애매해서 교복 입은 학생 역할을 많이 하게 되는 거 같다”며 “2년 전까지만 해도 (앳된 얼굴에)스트레스가 많았다.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은데 발전이 없는 거 같았다. 그래도 동안인 배우들을 보면, 아직도 교복을 입고 연기하시지 않나. 제가 앞으로는 교복을 입고 싶어도 못 입을 시기가 오니까 할 수 있을 때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웃음) 최근까지 학생 역할의 오디션을 보기도 했고 가장 최근에 찍은 단편영화도 교복을 입고 했다”고 말했다.
김보라는 KBS2 드라마 ‘웨딩’(2004)으로 데뷔해 햇수로 데뷔 16년차 배우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방송된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보라는 이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김보라는 “‘SKY 캐슬’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김혜나를 연기하는 데)아무래도 조금 어려웠던 거 같다. 초반에 이 인물에 대해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다가 완전히 이해를 한 후부터 그나마 쉽게 풀어나갔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스카이 캐슬'을 하면서 많은 감정을 느낀 거 같다. 저는 그동안 똑같이 연기해왔는데 그 작품을 통해 갑자기 많은 댓글이 달려서 놀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했다. 저는 15년 동안 다른 마음 없이 그대로 커왔다고 생각하는데, 한 모습만 보고 마치 단정지어서 말씀하시니까.(속상하기도 했다) 저는 15년 동안 했는데 이번 작품을 첫 작품으로 아시는 분도 있어서 섭섭했다. 이런 마음을 친언니와 얘기하며 풀었는데 어떻게 보면 제가 앞으로 감당해야할 일인 거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보라는 "저는 사람들에게 극중 역할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 아직도 저는 ‘스카이 캐슬’ 속 혜나로 불려도 좋다. 당시 '독해보인다', '음침해보인다', '무서울 거 같다'는 얘기가 있었다. 혜나는 그런 인물이 아닌데 너무 독하게 바라봐주셔서 혜나에게 미안했다. ‘이미지를 언제 깨지?’ 싶었는데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준 거 같아 다행이다. 대중의 시선을 받는 게 처음이다 보니 제대로 못 받아들인 거 같다"고 말했다.
김보라는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 대중으로부터 ‘캐릭터로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스카이 캐슬 이후 이제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은 했다. 너무 좋게 봐주셔서. 그 이후 부담감을 느끼게 됐다. 다들 ‘해나 잘 봤다’고 말해주시니까.(웃음) 개인적으로 큰 변화는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이것보다 발전해야 할까?'라는 고민과 걱정이 들긴 한다. 발전이 안 되도 좋은 방향으로 가야 겠다는 마음이다.”
김보라는 그러면서 “이 영화를 통해 어떤 평가를 받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또 우리 영화가 좋다고 강요를 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넓은 시각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길 바란다. 이번 계기를 통해 더 많은 독립영화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