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밴드'의 초대 우승자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는 호피폴라가 밴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JTBC 사옥에서는 JTBC '슈퍼밴드' 우승팀 호피폴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서 호피폴라의 멤버 아일, 김영소, 하현상, 홍진호가 참석해 우승 소감을 전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슈퍼밴드'는 보컬뿐 아니라 악기 연주 및 싱어송라이터의 능력을 두루 가진 '음악 천재' 참가자들의 케미스트리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노래는 물론 다양한 악기 연주와 싱어송라이터에 이르기까지 온갖 재능을 가진 음악 천재들이 펼치는 레전드 무대들로 지난 3개월간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널 무대에서 루시, 퍼플레인, 모네 등 강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거머쥔 호피폴라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일은 "아직도 아침에 눈 뜰 때마다 꿈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꿈 같고 하루하루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고 김영소는 "슈퍼밴드 우승을 우리팀이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인터넷 확인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현상 역시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간 줄 몰랐다.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고 홍진호는"우승을 했을 당시에는 기쁜 마음만 있었는데 하루하루 지나다 보니 부담감도 있고 우승자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밝혔다.
우승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아일은 "'웨이크 미 업' 무대 때 관객분들 호응이 너무 좋았다. 무대 끝나고 나니까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오려고 했는데 우리 팀들이 다 그랬다고 하더라. 이런 분위기를 유지하면 우승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열심히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방송은 3개월이었지만 준비부터 9개월간 '슈퍼밴드'에 몸 담았던 이들은 "학교에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멤버들은 "9개월동안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기도 했고 학교에 돌아간 느낌이었다. 끝나고 나니까 학교 졸업한 것처럼 그립기도 하고 많이 배운 것 같다. 사회에 나온 기분이다. 이제부터 잘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희망과 위로를 노래하는 밴드 '호피폴라'는 아이슬란드어로 '물웅덩이에 뛰어들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신들의 음악에 팬들 역시 풍덩 뛰어들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붙인 이름. 아일은 호피폴라에 대해 "한국에서는 생소한 언어이다. 어떤 언어인지도 모르고 시규어로스의 호피폴라를 들었을 때 풍경이 떠오르고 더 나아가서 위로가 되는 음악이라고 느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과 일맥상통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각자 혼자 활동하던 멤버들이 모여 호피폴라라는 하나의 팀을 결성한 것이기에 앞으로 이들의 활동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아일은 "각기 다른 음악을 하는 사람이 모이면 많이 다투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는 합이 좋았던 이유가 그런 점이 적었다. 쿨하게 양보하는 팀이었다. 비움의 미학을 항상 이야기하고 공감했다. 음악적 욕심을 내기보다 비울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서 더 시너지 효과가 났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하현상 역시 "호피폴라를 만나며 느꼈던 것이 혼자 할 때는 제 입맛대로 할 수 있었는데 음악들을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로 채워지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굉장히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컬 2명과 기타, 그리고 첼로 멤버로 구성된 호피폴라는 일반적으로 밴드하면 떠올리는 베이스와 드럼 멤버가 없어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멤버들은 "저희 밴드가 일반적인 사람이 생각하는 밴드라는 조합과는 달리 특이하다. 드럼의 부재라든지 그런것들을 걱정하실 것 같은데 저희가 기본 악기들로만 구성되어 있지만 미디 음악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여러가지 소스들과 섞어서 더 재미난 많은 것들을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솔리스트로서의 활동에 대한 질문에 홍진호는 "제가 슈퍼밴드 초반만 해도 어떻게 하면 첼로가 부각될 수 있을까 라는 공포가 있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 수록 내가 부각되어야만 사람들이 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결과적으로도 대중들에게도 그게 좋게 들렸던 것 같다. 제가 클래식 연주자였을 때는 솔리스트로서만 생각을 해오다가 밴드 우승하기도 했고 아무래도 이제는 호피폴라를 위해서 이 일에 집중을 해야할 것 같다. 음악이 내가 주인공이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점차 좋은 방향을 찾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영소 역시 "프로그램 나오기 전에는 혼자 연주해서 독주로 무대를 채워나가는 기타리스트로 활동을 해왔다. 저는 사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혼자 음악을 하다보니 외롭고 기타 하나로만 하기에는 음악적으로 부족한 것이 많더라. 그렇기 때문에 밴드를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호피폴라 활동과 솔로 활동이든 제가 인생에서 두 개가 다 꼭 필요한 요소라고 하기 때문에 병행하면서 하게 될 것 같다"고 당차게 말했다.
호피폴라의 음악이 밴드 음악이냐 팝 음악이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아일은 "대중들이 생각하는 밴드의 선이 어디인가가 음악하는 사람들로서도 항상 고민이고 이겨내야할 부분이다. 음악과 문화는 시간이 흐를 때마다 고정관념에서 변화하고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밴드라는 것도 드럼, 베이스가 꼭 있어야 한다기 보다 여러 명의 뮤지션이 함께 모여서 음악을 만드는 것이 밴드라고 생각을 한다"며 "콜드플레이도 처음에는 록 밴드냐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그들을 밴드라고 부르고 있다. 저희 네명이 만드는 음악이 밴드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드럼이나 다른 악기들은 객원으로 영입을 한다든지 열린 마음으로 생각을 해보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슈퍼밴드' 초대 우승팀으로 글로벌 밴드로서 새 출발을 앞두고 있는 멤버들은 "오래오래 듣고 싶은 음악을 할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저희 음악으로 위로, 기쁨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희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서 활발하게 좋은 활동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많은 기대를 당부했다. /mk3244@osen.co.kr
[사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