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박해일 선배님을 좋아한다.”
가수 원(본명 정제원, 26)이 연기에 대한 열정을 전하며 자신의 롤 모델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정제원은 17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기가 어렵다. 작품이 끝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그 아쉬움을 바탕으로 또 다른 작품을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제 영화를 스크린으로 보니 확실히 좋았다.(웃음) 어릴 때는 드라마에 흥미를 갖고 있었던 게 아니라 (첫 드라마는)기회가 닿아 하게 된 거였고 영화는 어릴 때부터 관심이 있다가 하게 돼 좋다”고 말했다.
정제원은 드라마 ‘화유기’(2017) ‘드라마 스테이지-문집’(2018) ‘나인룸’(2018) ‘그녀의 사생활’(2019)에 출연했고 올 여름 개봉하는 영화 ‘굿바이 썸머’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촬영은 지난해에 마쳤다.
로맨스 영화 ‘굿바이 썸머’(감독 박주영, 배급 인디스토리, 제작 이에스픽처스・인디스토리)는 시한부 인생이지만 현재가 제일 중요한 고등학생 현재(정제원 분)와 다가올 미래가 더 고민인 친구 수민(김보라 분)의 뜨거운 여름날을 그린 로맨스물.
정제원은 “스무 살부터 지금까지 진짜 열심히 살았다. 쉼 없이 열심히 노력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다”라며 “(연예인이)어떻게 보면 하나의 상품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발전이 없지 않나. 발전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첫 영화에, 주연이라는 자리가 부담이 돼서 무섭지만 한편으로는 즐겁다”며 “새 앨범과 새 영화를 내놓는 게 둘 다 무서운 일인데 영화는 좀 더 공동작업인 거 같다. 앨범을 내는 건 제 얘기를 하는 거라 비교적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덜 신경쓰게 된다. 영화를 내놓는 게 더 긴장이 된다”는 생각을 전했다.
정제원은 “제가 연기를 안 할 때는 음악을 만들고 있어서 항상 예민하다. 감정에 잘 휩쓸려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작업 이외에는 잔잔하게 있으려고 노력한다”는 일상을 전했다.
이어 “제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보니까 조금은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한다”면서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10년 후까지 철저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철저히 계획을 세우면 부러질 거 같아서 자연스럽게 가려고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국내외 작품들을 보며, 더 나아가 연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저는 원래 영화감독이 꿈이었다. 영화를 좋아했지만 먼저 음악을 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배우들이 보였다. 영화를 보며 연기자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7살 때 단편 영화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그렇게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음악을 먼저 하긴 했지만 음악을 하면서 하나의 꿈만 가졌던 것은 아니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연기 활동을 병행하게 됐다.”
그러면서 “가수가 연기를 하는 것에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제 친구도 10년을 연기했는데 아직 제대로 된 작품을 못 만났다. 제가 인지도 때문에 캐스팅이 됐다면, 남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며 “하지만 대중이 오픈 마인드로 연기하는 가수들을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편견과 선입견은 이해한다”고 했다.
정제원은 “하고 싶은 게 많아서 17세에 학교를 그만뒀는데 그때부터 시간이 많더라. 당시 많은 영화들을 보면서, 진지하게 영화의 연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공부를 해볼까?’하는 마음도 들어서 연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당시에 제가 겉멋이 들었는데, 좋아했던 감독은 ‘칸의 총아’라는 수식어를 얻은 자비에 돌란 감독이다. 그만의 스타일리시한 작품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굿바이 썸머’는 현재와 수민의 풋풋한 사랑이 녹아있다. 찬란했던 그 시절 아름답지만 미성숙한 첫사랑이 감성을 자극한다.
상대역 수민 역을 맡은 배우 김보라(25)에 대해 정제원은 “장난기가 많아 보이지만 말을 가리는 스타일이다. 촬영을 하는 중에 저희가 그렇게 친하진 않았다. 막상 친해지려 하니까 촬영이 끝났다. 보라가 겉보기와 다르게 낯을 많이 가린다”고 했다.
“저는(배우로서)천천히 가고 싶다. 언젠가는 제가 직접 시나리오를 써서 단편영화를 내놓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10년 안에 제 영화를 내놓고 싶다. 시나리오를 써놓은 것도 있는데 아직 공부 중이다(웃음).”/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