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가 가수 탁재훈과 이상민 그리고 코미디언 장동민과 버킷리스트를 채워가며 인생 수업을 펼친다. 방송가가 인정한 문제적 남자들이지만 김수미 앞에만 있으면 세상 얌전한 세 아들이라고. 실제 가족이나 다름 없는 네 사람의 유쾌하면서도 보는 이를 울컥하게 만드는 새 예능 '최고의 한방'이다. 그 연출 중심에 선 서혜승 CP에게 첫 방송을 마친 소감을 들어봤다.
16일 밤 첫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MBN 새 예능 프로그램 '최고의 한방'은 김수미가 탁재훈, 이상민, 장동민과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는 야외 버라이어티다. 단순히 김수미 개인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버킷리스트가 아니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인해 대학 문턱도 못 넘었던 김수미가 과거의 자신처럼 높은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현재의 청춘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예능이다. 이에 김수미는 "'내 인생 마지막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으로 '최고의 한방'을 기획하고 탁재훈, 이상민, 장동민 등을 직접 섭외했다. 이 가운데 서혜승 CP는 조력자이자 연출자로서 '최고의 한방'에 함께 하고 있다.
실질적인 책임자로서 서혜승 CP가 지켜본 '최고의 한방' 첫 방송은 어땠을까. 서혜승 CP는 17일 OSEN과의 통화에서 고무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오늘(17일) 수미 선생님이 tvN 예능 '수미네 반찬'을 촬영하셔서 길게 전화는 못하고 간단하게 모바일 메신저로만 첫 방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청률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저희 첫 방송 2049 시청률이 0.5% 이상 나왔더라. 첫 스타트로서 괜찮은 성적"이라며 웃었다.
"저희 MBN 안에서는 굉장히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밝힌 서혜승 CP는 "MBN에서 지난 7년 동안 화요일 밤은 예능 '엄지의 제왕' 자리였다. 그런데 '엄지의 제왕'이 저녁 8시 30분으로 옮기고 '최고의 한방'이 화요일 심야 시간대에 첫 방송을 시작한 거다. 사실 두 프로그램은 굉장히 결이 다른 프로그램이다. 기존에 저희 채널 시청자 층을 보면 교양 지향적인 중장년층의 분들이 많았다. 반면 '최고의 한방'은 2049를 겨냥하고 만들어졌다. 때문에 '최고의 한방' 첫 방송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예상치 못한 반응일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컸는데 2049 시청률 면에서는 0.5%라는 이전 '엄지의 제왕'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를 보였다. 절대적으로 볼 때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희 채널 안에서 보자면 젊은 시청자 층의 유입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혜승 CP는 "'최고의 한방'은 쭉 보고 있으면 웃을 수 있고, 웃다 보면 나름의 감동으로 울컥하고 눈물지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일종의 무정형의 프로그램이다 보니 짜임새 있는 정보와 건강 상식 등을 주로 받던 기존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 있을지 일면 걱정하기도 했다. 김수미 선생님부터 탁재훈, 이상민, 장동민 세 아들들의 '케미'는 정말 좋은데 채널과 맞을지 확신한다는 면에서는 걱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시청률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보수적으로 생각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 '엄지의 제왕'보다 '최고의 한방'의 젊은 시청자가 두배 가까이 뛰었다. 우리 출연자들이 젊은 친구들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고, 교양 지향적인 채널 안에서도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더하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2회부터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김수미 선생님이 워낙 책임감이 강하셔서 방송 전부터 '걱정 마. 나만 믿어. 어떻게 올려야 할지 나는 알아'라고 말씀하셨는데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며 "저희 아이템들이 기본적으로 아이템이 매번 달라진다. (김수미) 선생님이 아이템 아이디어를 주시면 그 부분에 대해 세 아들 탁재훈, 이상민, 장동민과도 상의를 한다. 소통이 필수인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단, 첫 번째 아이템은 정해졌다. 김수미의 가수 도전기다. 이와 관련해선 김수미가 16일 진행된 '최고의 한방'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바 있다. 이상민의 프로듀싱 아래 자신과 세 아들들이 노래를 불러 음원을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무대까지 서서 번 수익금을 어려운 대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전액 기부한다는 것. 이에 서혜승 CP는 본 방송의 핵심적인 부분이 미리 알려지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김수미의 열정과 새로운 도전을 치켜세웠다.
무엇보다도 그는 "따뜻한 느낌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 방송을 함께 본 70대 모친이 진실한 김수미와 세 아들들의 관계에 감동한 점을 언급하며 "요새 예능이 워낙 많다 보니 시청자 분들도 '뭐가 진짜지?', '진짜 저래?'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다. 그런데 저희 출연진은 진짜 친하고 가족 같다. 오래 알다 보니 서로의 고통스러운 일도 많이 아는데 화면 넘어 시청자들에게 그런 진실된 관계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고맙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서혜승 CP는 "많은 시청자들이 '진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저희 기존 시청자층도 그런 부분에서 누구보다 민감하고 주의 깊게 통찰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가 연출하는 또 다른 MBN 예능 '모던 패밀리'에서 배우 박원숙이 큰 호응을 얻는 점도 대중 앞에 연기자로서 살아온 생애 동안 전 인생을 공개하고 진실되게 다가갔기 때문이라고. 이에 서혜승 CP는 "앞으로도 진실성이 드러나는 따뜻한 감성 속에 웃음과 감동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자신감과 확신 중심에는 역시 김수미가 있었다. 사실 '최고의 한방' 속 김수미의 세 아들은 남다른 예능감뿐만 아니라 구설수에 쉽게 오르내리는 인물들이다. 탁재훈은 잦은 지각으로 회자됐고, 이상민은 채무 관계로 주목받았으며, 장동민은 욕설 및 여성 비하 등의 발언으로 비판 여론이 거센 편이기 때문. 하지만 김수미는 '최고의 한방' 제작발표회부터 앞장서서 장동민에게 최근 논란이 됐던 tvN 예능 '씬의 퀴즈' 제작발표회 욕설 논란을 언급하고 "사과해"라고 다그치는가 하면 "제 잘못이다. 엄마가 욕쟁이라 그렇다"고 허리 숙이기도 했다.
이에 서혜승 CP는 "김수미 선생님 아니었으면 세 아들들의 이미지가 비호감으로 비쳤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김수미 선생님 앞에서 만큼은 세 아들 모두 엄마를 극진히 챙기는 아들들이다. 이 사람들이 선생님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걸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시청자 분들도 '내가 이 전에 다른 눈으로 이 사람들을 봤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첫 방송 결과 김수미와 세 아들들은 서로의 과거사와 아픔에 대해 공유하며 실제 가족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동시에 이전 다른 예능에서 보여준 친근한 분위기를 넘어 넷이 함께 있을 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후 김수미와 아들들이 풀어낼 모습은 어떨까. 서혜승 CP의 기대감대로 네 사람이 날릴 '최고의 한방'이 시청자에게 적시타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