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임윤아의 연기 호흡과 케미가 기대 이상이다. 재난탈출영화 '엑시트'가 올여름 극장가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엑시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조정석, 임윤아, 박인환, 김지영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이상근 감독이 참석했다.
'엑시트'는 올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빅4(개봉순으로 '나랏말싸미', '사자', '엑시트', '봉오동전투') 중에서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및 배급을 맡았고, 텐트폴(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해 흥행이 예상되는 영화) 작품이다. 보통 작품에 자신이 있을 때 시사회를 일찍하는 경우가 많은데, '엑시트'는 개봉을 2주 가까이 남겨두고 언론시사회 진행했다. 이날 오후 7시30분에는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대규모 시사 쇼케이스도 연다. 개봉 전 입소문을 기대해도 될 만큼 기자간담회 내내 배우들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조정석은 극 중 짠내 폭발 청년 백수 용남을 연기했다. 대학 시절 왕성한 산악부 활동 덕에 자타공인 에이스로 통했던 용남은 취업에 실패하면서 백수 인생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어머니 칠순 잔치 때까진 번듯한 회사에 입사하기를 꿈꿨지만, 최종 탈락 소식을 안고 잔치에 간 용남은 당당히 취업한 의주를 현장에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안부를 살펴볼 겨를도 없이 건물에 유독가스가 피어오르고 일생일대의 결심을 하는 캐릭터다.
'건축학개론'(2012), '관상'(2013) 등 흥행작이 있지만, 조정석이 메인 주연을 맡았다고 보긴 어렵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형'(2016) 등이 주연으로 나서 200~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여름 극장가 텐트폴 영화의 주연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영화를 보면서 '저렇게 뛰었고, 저렇게 기어 올랐구나' 싶다. 그때 기억이 난다. 울컥한 장면도 아닌데 나혼자 괜히 울컥한 부분도 있다"며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정말 근력이 좋았다. 초반 철봉 장면은 내가 직접 했다. 기본적인 근력은 많이 만들어놓고 시작했다"고 밝혔다.
"외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이 스파이더맨을 연상시킨다"라는 질문에 조정석은 "와이어 액션을 연습했는데, 촬영 전부터 연습했고, 클라이밍도 연습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몸의 중심을 잘 잡을 수 있을까 생각했고, 몸과 손, 그리고 다리 위치 등도 고민했다. 촬영할 땐 비교적 수월하게 했는데, 와이어 액션인 만큼 와이어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그리고 현장에서 클라이밍 선생님 김자비 선수가 많이 지도해줘서 잘 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이자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임윤아는 영화에서 현실 퍽퍽한 회사원 의주를 맡았다. 대학 시절 산악부 활동을 하며 길러온 탄탄한 체력을 바탕으로 연회장 행사를 불철주야 도맡아 하는 의주는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행사, 진상같은 점장을 상대하던 중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 참석한 반가운 얼굴 용남을 만난다. 용남 가족의 음주가무 현장이 끝날 때까지 행사장을 지키던 의주는 유독가스 재난이 발생하자 매뉴얼 대로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탈출을 유도하는 인물이다.
임윤아는 "드라마 주연은 했지만, 영화는 '공조'가 첫 번째이고, 두 번째 작품이 '엑시트'다. 주연으로는 처음이다. 그렇다고 역할이 커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크기보단 항상 어떤 작품을 할 땐 항상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모두가 좋은 스태프와 멋진 배우들과 함께 해서 내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 있어선 주연이기 때문에 큰 책임감이나 부담보단 내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촬영 전 운동이나 클라이밍, 액션 스쿨을 다닌 임윤아는 "의주는 지치지 않는 체력과 계속 달릴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느꼈다. 처음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전부터 준비하고 현장에서 다들 에너지를 으쌰으쌰 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게 준비해주셔서 육상 선수 못지 않은 의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영화 빅4 중에서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는 '엑시트'가 유일하다.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임윤아는 "유일한 여자 배우라는 얘기를 듣고 놀라기도 했고, 기분도 좋았다. 영화 속에서는 분장도 꼬질꼬질 하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면 좋겠다. 우리 영화는 가족 분들이 다 모여서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조정석과 임윤아는 이번 '엑시트'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연기 호흡과 코미디 합이 기대를 뛰어넘는다. 서로 파트너에 대해 조정석은 "영화에서 뛰는 장면이 많은데, 한 장면을 뛰어도 얼만큼 집중해서 뛰었나 생각하면 윤아 씨의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윤아 씨 때문에 더 열심히 뛸 수 있었고, 정말 빠르더라. 100미터를 몇 초에 뛰냐고 물어볼 정도로 빨랐다. 그리고 윤아 씨가 춤을 잘 춰서 운동 신경도 좋았다. 둘의 몸을 줄로 묶어서 올라가는 장면도 호흡이 안 맞으면 다칠 수도 있는데, 윤아 씨가 운동 신경이 좋아서 호흡을 잘 맞았다. 화면 속 앙상블이나 호흡들은 윤아 씨의 운동 신경과 영민함 덕분에 빛났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윤아는 "진짜 오빠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영화를 보고 나서 더욱 더 느꼈다. 의주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고, 의주의 매력들이 더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용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다시 한번 고맙다고 하고 싶다. 현장에서도 달리고 매달리고 함께 고생하는 신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다독여주고 힘내주셔서 같이 에너지가 올라가는 현장이었다. 오빠가 워낙 연기를 잘해서 아이디어도 많고, 의주와 용남이가 합을 보여줘야 하는 장면에서는 상의도 많이 해주셨다. 최고의 파트너였고, 영화를 보고 나서도 변함이 없다"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또한, 임윤아는 "체력의 한계를 몇 번 느꼈는데, 달리는 신이 유독 많아서 어렵고 힘들었다. 오히려 와이어 액션은 공연할 때 몇 번 경험이 있어서 재밌게 즐기면서 했다. 그런데 온전히 내 힘으로 달리는 신은 '이젠 걸을 수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조정석은 "둘이 공사장을 달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연달아 며칠 촬영하니까 더이상 달릴 수 없는 지경이 왔다. 처음으로 윤아 씨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기억난다. 더 달리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 주니까 너무 속상하다고 하더라"며 연기 열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정석, 임윤아의 케미가 터진 '엑시트'가 관객들에게는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되고 있다.
한편,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 제작 (주)외유내강, 공동제작 필름케이,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청년백수 용남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의 기상천외한 용기와 기지를 그린 재난탈출액션 작품이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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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