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요한' 지성이 '뉴하트'에 이어 12년 만에 메디컬 드라마에 도전한다. 당시 '뉴하트'를 통해 의료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지성이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의미있는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의사요한'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조수원 PD, 지성, 이세영, 이규형, 황희, 정민아, 김혜은, 신동미가 참석했다.
'의사요한'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휴먼 메디컬 드라마다.
조수원 PD는 '의사요한'에 대해 "재미있는 드라마다. 남녀 주인공들의 서사들이 무겁긴 하지만, 그 안에서 밝은 것들을 찾아가려고 노력했다. 인물들의 감정을 잘 따라가주시면 더 좋은 이야기들로 여러분을 찾아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메디컬 드라마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며 '의사요한'의 차별화를 자신했다.
지성은 12년 만에 의학 드라마에 출연한다. 지성은 지난 2008년 '뉴하트'에서 흉부외과 레지던트 역을 맡았던 바. '의사요한'에서는 한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연소 교수 차요한으로 분하는 지성이 또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지성은 "'뉴하트'는 전역 후 첫 드라마였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촬영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교수 역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는데 그 꿈이 현실이 된 것 같다"며 "저는 병원을 좋아한다. 병원 냄새도 좋아하고 소독약 냄새도 좋아한다. 세상에서 진심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왠지 마음이 오히려 편해지고 무섭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다른 작품을 선택할 때보다 설렜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지성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를 소화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관련, "진짜처럼 보이려면 진심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공부는 다하자'라는 마음이었다. 또 대사로 내뱉는 말을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만큼 필요한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성에게 메디컬 드라마는 큰 의미가 있었다. 지성은 "제가 통증의학과랑 개인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선천적인 척추 분리증이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운동을 해야 했다. 그래서 공감도 많이 됐다"며 "저도 몰입이 잘 되는 드라마라서, 보시는 분들께도 인생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인생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세영은 한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 강시영 역을 맡는다. 강시영은 우연히 교도소에서 마주친 차요한을 만난 뒤, 새로운 의사 인생을 시작하는 인물이다. 이에 이세영이 강시영의 변화와 성장을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세영은 강시영에 대해 "공감능력이 뛰어난 노력형 수재, 레지던트 2년 차다. 아픔을 딛고 공통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차요한 교수를 만나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 드릴 예정이다. 시청자분들이 공감을 느끼면서 봐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세영은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를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의료 교육까지 받았다고. 이세영은 "실제로 의사 선생님들께서 시술하거나 진료하시는 것들을 참관했다. 좀 알 것 같다가도 막상 현장에서 하다보면 부족함이 많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또 이세영은 첫 의학 드라마 도전인 만큼, 지성의 '뉴하트'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세영은 "그때 당시에 지성 선배님이 레지던트셨지 않나. 제가 레지던트 입장이어서 이럴 때 어떤 연기가 좋을까 많이 참고했다. 부담은 있었지만 이 인물이 너무 멋지고 사랑스러워서 욕심 났던게 더 크다. 이 인물이 굉장히 큰 상처와 아픔을 딛고 의사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이규형은 서울 남부지검 형사 3부 검사 손석기로 분해 극중 차요한과 존엄사, 사형제도를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운다. 이규형은 손석기에 대해 "법의 경계선에 있어서 차요한 교수와 다른 신념을 가지고 원칙을 지키려고 한다. 결국에는 이들이 원하는 건 같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신념대로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의사요한'은 안락사, 사형제도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안락사와 사형제도는 인간의 존엄성을 쟁점으로, 사회적으로도 찬반이 나뉘는 주제다. 이에 '의사요한'이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을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다.
이와 관련, 지성은 "다소 무겁긴 하지만 한 번 쯤 다뤄야 하는 존엄사와 연명 의료에 대한 얘기를 그린다. 역할을 준비하면서 관련 다큐멘터리와 책을 많이 찾아봤다. 저도 종교적인 문제가 있어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좀 새롭게 접하게 됐다"며 "너무 무겁지 않되, 잘 그려내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날 출연진들은 '의사요한'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혜은은 "삶의 가치에 대한 좋은 대사들이 많다"고 자신했고, 신동미도 "대본을 읽고 첫 화부터 어떤 죽음, 고통, 삶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게 좋았다. 저 스스로도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저 스스로도 작품을 통해서 성장해나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의사요한'은 '열혈사제' '녹두꽃' 등에 이어 금요일, 토요일 저녁 시간대를 노린다. 하지만 '열혈사제' 이후 해당 시간대에 SBS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대해 지성은 "시청률에 의존하는 드라마를 안 만들고 싶다. 수치상 목표만을 위한 문화 자체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별로 시청률을 신경쓰지 않고 있다. 좋은 드라마가 완성되면 다들 보시더라"고 자신감이 묻어난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지성은 "'뉴하트'가 좋은 영향을 끼쳤던 부분이 있다. 흉부외과 지원자가 많았다는 것이었다. 원래는 의료계 중노동이어서 다들 지원을 안 했었다고 한다. 그런 부분들이 참 감사했다"며 "저희 아버지께서 심장이 안 좋아지셔서 병원을 갔는데, 담당의가 저때문에 흉부외과 왔는데 너무 힘들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만큼 이 드라마는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마취통증의학과를 다루게 됐는데 이번에도 좋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의사요한'은 오는 19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