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에 의존하는 드라마, 만들고 싶지 않아요."
배우 지성이 '의사요한' 첫 방송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지성은 '의사요한'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보다,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가 되길 바랐다.
18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의사요한'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조수원 PD, 지성, 이세영, 이규형, 황희, 정민아, 김혜은, 신동미가 참석했다.
'의사요한'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휴먼 메디컬 드라마다.
12년 전 '뉴하트'의 흉부외과 레지던트였던 지성은 '의사요한'의 통증의학과 교수 차요한으로 돌아온다. 지성은 "'뉴하트'는 군 전역 후 첫 드라마였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촬영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오랜 시간이 흘러서 교수 역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는데 그 꿈이 현실이 된 것 같고 의미가 깊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성이 오랜만에 메디컬 드라마를 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공감'이었다. 지성은 "'의사요한'은 환자의 고통, 아픔 등을 다룬다. 저도 가슴 아팠던 일들을 여러 차례 겪었다 보니, 이 대본을 받았을 때 공감이 됐다. 지금 이 시기에 연기하면 가장 잘 할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성은 척추 분리증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지성은 "통증의학과랑 개인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제가 선천적인 척추 분리증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운동을 해야 했고, 안 그러면 저리거나 마비 증상이 오기도 했다. 그렇게 신경을 쓰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몰입이 잘 되고, 제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드라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시는 분들께도 '의사요한'이 인생드라마가 되거나, 인생드라마까지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지성은 '의사요한'을 인생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중 지성이 가장 강조한 것은 진정성이었다. 지성은 "촬영을 하면서 든 생각인데, 드라마가 진짜가 될 수는 없지 않나. 그래도 진짜가 되려면 진심 아니곤 답이 없는 것 같다. 촬영하면서 진심으로 캐릭터와 스토리에 다가가려고 노력 중이다. 진정성을 담아냈다"라며 "'할 수 있는 공부는 다하자'라는 생각이었다. 대사로 내뱉는 말에 책임질 수 있을 만큼 필요한 공부를 했다"라고 말했다.
'의사요한'은 단순히 의사들의 고군분투만을 그리는 작품이 아니다. 존엄사, 연명 의료, 사형제도 등 묵직한 이슈들도 함께 풀어낼 예정이다. 이에 지성은 "다소 무겁긴 하지만 한 번쯤 다뤄야 하는 존엄사와 연명 의료에 대한 얘기도 다룬다. 관련 다큐멘터리와 책을 많이 찾아봤다. 종교적인 문제가 있어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좀 새롭게 접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의사요한'은 SBS 금토드라마로 편성됐다. 전작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만큼,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이 클 법도 하다. 하지만 지성은 시청률에 대해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지성은 "시청률에 의존하는 드라마는 안 만들고 싶다. 수치상 목표를 위해 달리는 문화 자체가 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청률은 상관 안 하고 있다. 자신있어서 그런 건 아니지만, 좋은 드라마가 완성되면 다들 보시더라"며 소신을 밝혔다.
지성이 생각하는 '인생드라마'는 결국 시청자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지성은 "'뉴하트'가 좋은 영향을 끼쳤던 부분이 있다. 흉부외과 지원자가 많았다는 것이었다. 원래는 의료계 중노동이어서 다들 지원을 안 했었다고 한다. 그런 부분들이 참 감사했다"며 "저희 아버지께서 심장이 안 좋아지셔서 병원을 갔는데, 담당의가 저때문에 흉부외과 왔는데 너무 힘들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만큼 이 드라마는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마취통증의학과를 다루게 됐는데 이번에도 좋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