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해” vs “동의하고 촬영된 것”
가수 겸 배우 구하라와 폭행 및 협박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전 남자 친구 최종범 씨의 진실공방이 첨예하게 이뤄졌다. 양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에 판단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0단독으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상해, 협박 등의 혐의를 받는 최종범 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이 진행됐다.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나선 최종범 씨는 “구하라가 증인으로 참석하는데 심정이 어떤가”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다 할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구하라는 사전에 증인지원 절차를 신청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증인 신문을 받았다.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거나 증언에 부담을 느낄 경우 사전에 증인지원 절차를 신청해 신문 전후에 동행 및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재판부는 “증인이 비공개를 요청하고 피해자 사생활 보호를 위해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며 심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당초 구하라는 지난 5월 30일 열린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같은달 26일 새벽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매니저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고, 치료를 받았다. 구하라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증인 신문은 연기됐다.
이날 증인 신문에는 구하라와 구하라의 동거인, 구하라의 전 소속사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후 3시45분께 시작된 증인 신문은 5시50분 정도까지 이어졌다.
증인 신문 후 구하라의 전 남자 친구 최종범 씨는 구하라와 촬영한 동영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최종범 씨는 “영상은 동의 하에 찍었다”며 “구하라는 옷을 입고 있고 나는 나체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이 아니다”고 협박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구하라 측은 “영상 내용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 확인 결과 성관계 영상인 것은 분명하다. 양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재판장님께서 확인하는 것은 이해 되지만, 아무리 비공개라고 해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다시 재생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역시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영상의 내용이 알려진 것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영상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상당히 중요하다”며 영상을 확인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구하라의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재판장 단독으로 영상을 확인하기로 했고, 오는 25일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최종범 씨에 대한 4차 공판은 오는 25일 오후 3시30분 열릴 예정이다. 최종범 측의 최종 변론과 검찰의 구형이 진행될 예정이다. /elnino8919@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