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명. 인기 구단의 사령탑은 정말 ‘독이 든 성배’일까.
롯데는 19일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자진사퇴 요청을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전반기 치른 94경기에서 34승 2무 59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위로 마친 롯데는 올 시즌 양상문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2014년 5월 사임한 김기태 감독의 후임으로 LG 트윈스의 감독을 맡은 양상문 감독은 그해 LG의 가을야구를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롯데에 부임한 뒤 양상문 감독도 “성적을 내는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그러나 투타가 모두 흔들리면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고, 결국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선수들의 기본기 부족한 모습에 ‘개그 야구’라는 조롱까지 들어야했다.
팬들의 비난은 거세졌다. 부임 후 전반기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양상문 감독의 책임을 묻고, 사퇴하라는 의견이 강하게 나왔다. 결국 양상문 감독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강한 원팀(One Team)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기대에 많이 부족했고 책임을 통감한다. 이번 일로 선수단 분위기가 반전되어 강한 원팀(One Team)으로의 도전이 계속되길 기대한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내려왔다.
양상문 감독에 앞서서는 지난 5월 16일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자진해서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왔다. 당시 김기태 감독의 입장도 양상문 감독과 비슷했다.
김기태 감독은 2011년 LG에서 감독이 된 후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2017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성적을 내는 감독’으로서 능력은 어느정도 증명받은 셈이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이 사퇴를 발표할 당시 KIA는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었고, 성난 팬심은 사퇴를 외쳤다.
롯데와 KIA 모두 팬의 열정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팀이다. 팀의 성적이 날 때면 홈 뿐 아니라 원정 경기에서도 자리를 가득 채울 정도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그러나 떨어진 성적에 '응원의 힘'은 그대로 '비난의 화살'이 됐고, 결국 두 사령탑은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나게 됐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