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클럽’이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21년 전 요정들이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그 시절 그들이 부른 노래가 의미를 더하고 있다.
21일 방송된 JTBC ‘캠핑클럽’ 2화에서 핑클 멤버들은 용담 섬바위에서의 첫 캠핑을 마치고 두 번째 정박지로 떠났다. 목적지는 경주.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이라 장거리 필수 플레이리스트가 필요했다.
전날 첫 캠핑 출발 때 멤버들은 핑클 1집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들었다. 데뷔곡 ‘블루레인’부터 이진의 노래 파트가 없는 ‘섀도우’까지. 1998년 발매돼 음악 팬들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선사했던 그 명반이었다.
이번엔 2집이었다. 경주로 출발하자마자 이진은 “노래가 처진다”고 지적했고 이효리는 “그럼 우리 2집으로 바꿀까. 어제 1집 많이 들었으니까”라고 제안했다. 핑클의 전 앨범을 다 들고온 성유리가 핑클의 2집 앨범 CD를 건넸고 또다시 음악 추억여행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메가 히트곡인 ‘영원한 사랑’이 흘러나왔다. 기대고 싶다 했던 청순한 이효리는 어느덧 한 번쯤 기대보고 싶은 듬직한 큰 언니가 됐다. 약속의 아이콘이었던 옥주현은 변함없는 약속 안무를 소화했다. 뻣뻣했지만 올곧았던 성유리와 이진 역시 그 시절로 소환됐다.
이효리는 ‘영원한 사랑’ 무대를 떠올리며 “유리는 왜 이렇게 루스 삭스를 신었지?”라고 물었다. 성유리는 “나 오다리여서 그랬다. 이진은 통다리였다”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난 숏다리였다. 옥주현은 롱다리였네”라고 지적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서랍 속의 동화’가 나오자 멤버들 모두 반가워했다. 이효리는 “이진 노래 많이 늘었다”고 칭찬했고 이진은 “노래가 너무 정직하다”고 자책했다. 이효리는 “옥주현이 워낙 기교가 많아서 우리까지 그랬으면 안 됐다”고 정리했다.
‘웨이팅 포유’ 노래를 들으며 멤버들은 “가이드 곡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 시절 핑클은 한국의 TLC를 꿈꿨다고. 이효리는 “‘더비기닝’ 노래 좋다”며 “작곡가 인수 오빠 지금도 곡 쓰나? 우리 공연하게 되면 이 감성으로 노래 하나 써 달라 하자”고 말해 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1998년 5월, 1집 ‘블루레인’으로 데뷔한 핑클은 S.E.S와 함께 가요계를 대표하는 요정돌로 큰 사랑을 받았다. 걸그룹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가요 시상식에서 두 차례나 대상을 수상하는 등 독보적인 인기를 얻었고 7년간 가요계의 정상을 지키다가 2005년 마지막 앨범을 발매한 후 개별 활동에 집중했다.
팬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은 길었지만 핑클의 음악은 변함없이 남아 있다. ‘캠핑클럽’을 통해 멤버들이 재결합 한 것도 고마운 일이지만 그들의 음악이 다시 울려퍼진다는 사실이 팬들에겐 더욱 감격스러운 일이다.
팬들의 진심은 통했다. DSP미디어는 22일 "핑클의 베스트 앨범인 'FIN.K.L BEST ALBUM'이 오는 8월 19일 발매된다"고 밝혔다. 이번 베스트 앨범은 핑클을 사랑해 준 팬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그때의 감성을 함께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기획됐다. 재결합에 이어 음악 선물까지 혜자로운 핑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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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캠핑클럽